전쟁으로 실직자 200만 발생
봉쇄로 석유 판매 수입 감소
정부 보조금 재원 바닥 상태
해협 개방 협상 요구한 배경
카스피해와 육로로 물자 수입
![[테헤란=AP/뉴시스]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29일(현지시각) 열린 관제 시위에서 한 여성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왼쪽)과 살해된 그의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들고 있다. 미국의 봉쇄로 이란의 경제적 고통이 심해지지만 이란 국민들의 고통 인내력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4.30.](https://img1.newsis.com/2026/04/30/NISI20260430_0001217602_web.jpg?rnd=20260430031539)
[테헤란=AP/뉴시스]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29일(현지시각) 열린 관제 시위에서 한 여성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왼쪽)과 살해된 그의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들고 있다. 미국의 봉쇄로 이란의 경제적 고통이 심해지지만 이란 국민들의 고통 인내력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4.3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이은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이 최악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란 국민들의 고통 감내 한계가 시험받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쟁은 이란 경제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했다. 100만 명이 넘는 실직자, 치솟는 식품 가격, 온라인 사업을 강타한 장기간의 인터넷 차단이 그것이다.
미 당국자들은 경제 위기가 심해지면서 이란이 곧 굴복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먼저 굴복해 세계 시장을 안정시키고 미국의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란 항구 봉쇄를 풀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경제적 후폭풍을 억제하기 위해 이란 정부는 임금을 올리고 기초 물자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빈곤층에 현금을 나눠주었다. 그러나 당국은 수십 년 만에 보기 드문 수준의 생활고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미 중동연구소(MEI)의 알렉스 바탄카 선임연구원은 "이란 독재 정권이 경제적 압박에 저항하는 것이 민족적 자존심의 문제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봉쇄로 자금이 바닥나면 갈수록 더 많은 사람이 행동에 나서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상의 고통
골람호세인 모함마디 이란 노동사회부 당국자는 전쟁으로 약 200만 명이 실직상태가 된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취업 인구 2500만 명 중 큰 비율이다.
이란 중앙은행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1개월 물가상승률이 연률로 67%에 달했다.
해상으로 수입해온 쇠고기 가격이 1 파운드당 약 3.60 달러(약 5357 원)으로 올랐다. 최저임금이 월 약 130달러(약 19만3440 원)인 나라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이란의 화폐는 29일 달러 대비 180만 리알이라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체에서 소매업체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사업체들이 문을 닫고 있다. 철강 및 기타 원자재 부족이 여러 산업의 생산을 저해하고 있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전자 제품은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비싸다.
전쟁 피해
연초 화폐 가치 폭락과 고물가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고 정권은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했다. 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시위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폭격으로 도로, 항구, 주거용 건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란의 주요 제철소와 석유화학 공장을 포함한 핵심 산업도 타격을 입었다.
이란 관영 매체는 전후 재건 비용이 약 2700억 달러(약 40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3410억 달러인 이란이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다.
봉쇄 전까지 이란의 석유 수출 대부분과 식품에서 의약품, 원자재에 이르는 수입품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이 수출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확인된다.
지난달까지 이란은 하루 185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 국제 가격 기준으로 1억9100만 달러(약 2842억 원)에 해당하는 양이다.
원자재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Kpler)의 호마윤 팔라크샤히 선임분석가는 이란산 석유가 봉쇄를 뚫고 중국 등에 수출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신속한 재개방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란은 전쟁의 완전한 종결과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해제를 조건으로 해협에서의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제안을 지역 중재자들에게 전달했다. 핵 프로그램 논의를 나중으로 미루기를 원한다.
버지니아 공대 자바드 살레히-이스파하니 교수는 "이란 정부는 전쟁 종결이 새로운 문제의 시작으로 본다. 환멸에 빠진 채 가난에 시달리는 국민을 감당해야 하는 문제의 시작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원유 수출이 재개되면 완충할 여지가 생긴다. 지금은 끔찍하지만 우리는 회복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대처 방안
빈곤층에 현금을 지급하고 쌀, 닭고기, 식용유 및 기타 물품 구입을 위한 쿠폰을 발급하고 있다.
정부는 이란 국민에게 물, 전기, 가스 소비를 줄여달라고 호소했다. 수도 테헤란 시민들은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권장된다.
이란은 철강 제품 수출을 금지하고 철판 배급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란은 또 봉쇄를 우회하기 위해 대체 무역 경로를 활용하고 있다.
에브라힘 나자피 이란 국회의원은 최근 튀르키예,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과의 철도 및 도로 연결, 그리고 북쪽의 카스피해를 통해 물자를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봉쇄가 시작된 뒤 곡물, 옥수수, 해바라기유를 실은 선박 최소 11척이 이란의 카스피해 항구에 도착했다. 이들은 러시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출발했다.
지난 주말 파키스탄이 이란 물자가 제한 없이 통과할 수 있는 6개 회랑을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미 윌슨센터 모하메드 아메르시 자문위원은 "이란인들은 고통을 겪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들의 고통 감내 한계치가 더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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