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웜다운 돌입…100조 피해 전망 나와
산업부 장관 "긴급조정 불가피" 언급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4.23.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23/NISI20260423_0021257317_web.jpg?rnd=20260423153358)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4.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실제 파업 예정일보다 앞서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이 이미 시작됐다.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둘러싼 노사 간의 평행선이 계속되자, 삼성전자는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최악의 피해를 막기 위해 생산량을 선제적으로 줄이는 비상 대응에 돌입하면서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날부터 생산 프로세스를 조정하는 '웜다운(Warm-down)' 작업 등 사전 조치에 본격 착수했다.
웜다운은 파업이나 천재지변 등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적으로 생산량을 줄이고 설비를 안정적인 상태로 전환하는 비상 작업을 뜻한다.
갑작스럽게 기계가 멈추면 장비 내 온도나 압력 균형이 깨져 수천억원 어치의 웨이퍼를 폐기할 수도 있다. 방지를 위해 장비를 서서히 식히거나 가동률을 낮춰주는 것이다.
한번 멈추면 재가동까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갑작스러운 가동 중단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천억 원 규모의 웨이퍼 폐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초입에 투입하는 신규 웨이퍼 수량을 제한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최첨단 선단 공정 위주로 제품 믹스를 재편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평택캠퍼스 D램 생산 라인에서는 약 1만5000개의 웨이퍼 보관함을 전용 물류 장비에서 밖으로 꺼내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웜다운 돌입 자체가 이미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파업에 대비해 신규 웨이퍼 투입을 제한하면서 주문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강행될 경우 최대 100조원에 육박한 직·간접 피해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노조도 18일간 총파업시 하루 평균 1조원씩 최대 30조원의 손실을 경고했다. 하지만 웜다운 작업과 사후 라인 정상화 기간을 합치면 한달 이상의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높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노사 자율 해결'을 강조하던 정부 내 기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은 대화를 강조해왔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유튜브에 출연해 긴급조정권 발동에 대해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검토 단계가 아니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다. 발동 시 노조는 즉시 30일간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
전날 오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38회 한국노사협력대상' 시상식에서 기자와 만나서도 긴급조정권 검토 가능성에 대해 "대화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날 저녁 반도체 산업을 관장하는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은 "경쟁국들은 강력한 정부 지원과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고 부언했다.
그는 또 "경쟁력을 상실하는 순간 2등이 아니라 생존이 어렵게 돼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위기를 틈타 대만 TSMC 등 경쟁사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만 매체들은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을 집중 보도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물량 이동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대만 경제일보는 전날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로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파업 변수까지 더해지며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공급망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만큼 삼성의 노사 갈등은 대외 신인도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안정성'은 가장 중요한 신뢰 지표"라며 "장기화되는 노사 갈등은 삼성전자의 대외 신인도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파업을 막기 위해 삼성전자는노조에 대화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대화를 원하면 전영현 대표가 직접 구체적인 안건을 제시하라며 맞서고 있다.
특히 전날 저녁 김정관 장관이 언급한 '긴급조정권 발동 불가피론'은 노조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명분으로 공권력 투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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