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 "자신을 증명하려고 춤췄다"…17세에 보스턴 발레단 직행 [문화人터뷰]

기사등록 2026/05/23 17:00:00

한국 입시 벗어나 4년간 기본기에만 매달려

예중·예고 대신 홈스쿨링…앞 안보이는 터널 견뎌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스위스 로잔 콩쿠르 준우승에 이어 미국 보스톤 발레단 정단원 입단을 앞둔 염다연 발레리나가 18일 서울 종로구 발레웨스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1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스위스 로잔 콩쿠르 준우승에 이어 미국 보스톤 발레단 정단원 입단을 앞둔 염다연 발레리나가 18일 서울 종로구 발레웨스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살면서 발레를 안 하면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았어요. 내 인생의 전부죠. 발레를 하면서 나 자산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발레리나 염다연(17)은 예중·예고 대신 홈스쿨링을 택했다. 입시와 콩쿠르 중심의 일반적인 엘리트 코스를 벗어나 기본기 훈련에 긴 시간을 쏟은 그는 올해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 준우승에 이어 미국 보스턴 발레단 정단원 입단까지 확정했다.

특히 오는 8월 출국해 2026~2027시즌부터 연수 과정(Apprenticeship) 없이 곧바로 정단원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국내 발레계 안팎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길을 함께 하는건 스승이자 아버지 염지훈 발레웨스트 스튜디오 대표다. 부녀를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염 대표는 다연이가 16세에 '지젤' 전막을 소화하는 과정을 보며 기대 이상의 가능성을 다시 봤다.

그는 "짧은 준비 기간 안에 2시간짜리 작품을 이끌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며 "기대 이상으로 작품을 끌고 가는 모습을 보며 놀랐다. '천상 발레리나'라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염다연은 통상적인 예중·예고 과정을 밟는 대신 서울 배화여중 졸업 후 홈스쿨링을 선택했다. 전 뉴질랜드 왕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 출신인 아버지 염지훈 대표에게 집중 지도를 받았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스위스 로잔 콩쿠르 준우승에 이어 미국 보스톤 발레단 정단원 입단을 앞둔 염다연 발레리나가 18일 서울 종로구 발레웨스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1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스위스 로잔 콩쿠르 준우승에 이어 미국 보스톤 발레단 정단원 입단을 앞둔 염다연 발레리나가 18일 서울 종로구 발레웨스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18. [email protected]

지난 2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세계적 권위의 청소년 발레 콩쿠르에서 2위를 기록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로잔 콩쿠르 준우승 이후 학원이 크게 알려졌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염 대표는 "발레는 결국 혼자만의 싸움"이라고 했다.

"어린 나이에 혼자서 한다면, 더욱 독하고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스킬만 배워서는 길게 못가니깐, 제가 아무도 안 받았습니다."

홈스쿨링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했다.

염 대표는 "본인의 의지가 첫 번째로 중요하다. 부모 역시 어떠한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확고함이 있어야 한다"며 "입시나 콩쿠르에 휘둘리지 않는 강인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상을 탔더라' '어느 학교에 갔더라'라는 얘기해도 흔들리지 않는 홈스쿨링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확신은 지난 4월 발표된 보스턴 발레단 입단으로 이어졌다. 염다연은 17세의 나이로 연수 단원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정단원 계약을 맺었다.

 보스턴 발레단의 미코 니시넨 예술감독이 염다연을 즉시 무대에 투입 가능한 무용수로 평가한 결과다.

염 대표는 "어차피 가야 할 곳이 발레단이기에 중간 과정을 생략하는 것이 어린 나이에 위험 부담이 클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다연이의 능력이 충분히 그것을 커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굳이 연수 과정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스위스 로잔 콩쿠르 준우승에 이어 미국 보스톤 발레단 정단원 입단을 앞둔 염다연 발레리나와 염 양의 아버지인 발레리노 염지훈 발레웨스트 스튜디오 대표가 18일 서울 종로구 발레웨스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5.1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스위스 로잔 콩쿠르 준우승에 이어 미국 보스톤 발레단 정단원 입단을 앞둔 염다연 발레리나와 염 양의 아버지인 발레리노 염지훈 발레웨스트 스튜디오 대표가 18일 서울 종로구 발레웨스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5.18. [email protected]
이 같은 자신감의 바탕에는 기본기 중심 훈련이 있었다. 염 대표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약 4~5년간 표현력보다 기본기 훈련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콩쿠르에서는 다소 경직돼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었다”며 “하지만 안정적인 테크닉이 완성된 뒤에야 표현력이 나온다는 생각으로 훈련 방향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스위스 로잔 콩쿠르 준우승에 이어 미국 보스톤 발레단 정단원 입단을 앞둔 염다연 발레리나가 18일 서울 종로구 발레웨스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5.1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스위스 로잔 콩쿠르 준우승에 이어 미국 보스톤 발레단 정단원 입단을 앞둔 염다연 발레리나가 18일 서울 종로구 발레웨스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5.18. [email protected]

염다연에게 발레는 단순한 무용을 넘어선 '생존이자 증명'의 수단이었다. 중학교 시절 홈스쿨링을 결심하며 발레에 모든 것을 걸었던 그는 "살면서 발레를 안 하면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았다. 내 인생의 전부"라고 했다.

염 대표 역시 "경제적으로 넉넉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다연이가 발레를 할 때만 자신의 자존감이 최고로 올라갔다"며 "예술에 대한 절박함과 목마름이 결국 지금의 예술성으로 발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무대를 앞둔 염다연의 시선은 이미 클래식을 넘어 더 넓은 세계를 향해 있다. 오는 28일 용인포은아트홀에서 전석 무료로 진행되는 컨템포러리 발레 '몬드리안' 무대에 다시 오르는데 이어, 보스턴 발레단 합류 직후인 9월에도 컨템포러리 무대에 곧바로 투입된다. 

염다연은 "클래식 공연과 다르게 모던 작품은 내가 어떤 느낌을 내느냐에 따라 보여지는 것이 달라져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며 한층 넓어진 시야를 내비쳤다.

보스턴 발레단에서의 최종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는 "매번 똑같은 클래식 발레보다는 영국의 로열 발레단처럼 감정과 스토리를 담아내는 드라마 발레에 마음이 간다"며 "보스턴 발레단에서 '신데렐라'의 주역으로 데뷔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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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다연 "자신을 증명하려고 춤췄다"…17세에 보스턴 발레단 직행 [문화人터뷰]

기사등록 2026/05/23 17: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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