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해임·불매·대국민 사과까지…부동의 1위 스타벅스, 8일 만에 추락

기사등록 2026/05/26 11:51:59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이벤트로 비판

李 대통령 비판·불매 움직임에 스타벅스 대표 해임

정용진, 19일 최초 사과 이어 26일 직접 고개 숙여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6.05.2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6.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스타벅스 코리아가 지난 18일 진행한 마케팅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지 8일 만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그룹 차원의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8일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불거진 지 8일 만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8일 진행한 프로모션 이벤트를 '탱크데이'라고 지칭했다. 이벤트 페이지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행사 문구를 사용했다.

이에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탱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것이라는 비판과 '책상에 탁'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의 은폐성 발언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같은 날 회사 측은 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 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손 전 대표는 18일 오후 7시께 발표한 사과문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과 사안의 엄중함을 통감하고, 이와 같은 일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해당 콘텐츠가 내부에서 철저하게 검수 되지 못해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과 5월 영령의 헌신을 기리는 기념일에 이러한 물의를 일으킨 점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탱크데이' 이벤트를 비판하고 소비자들의 불매 움직임이 거세지자 정 회장은 해당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논란 당일 손 전 대표를 해임했다.
[서울=뉴시스] 스타벅스가 프로모션에 '탱크데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스타벅스 앱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스타벅스가 프로모션에 '탱크데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스타벅스 앱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논란 다음 날인 19일에는 정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스타벅스 코리아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이로 인해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도 사과했다. 재시 앤더슨 스타벅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뉴시스의 이메일에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에 한국에서 부적절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이러한 일이 발생해서는 안됐다"고 답했다.

다만 5.18단체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과를 수용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5·18민주화운동 공법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스타벅스 코리아 측의 사과 방문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수완 이마트그룹 총괄부사장은 19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아 '탱크데이' 논란에 대해 사과할 예정이었으나 5월 단체가 거부하면서 만남이 불발됐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된 '탱크데이' 프로모션 사과문이 게시돼 있다. 2026.05.2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된 '탱크데이' 프로모션 사과문이 게시돼 있다. 2026.05.22. [email protected]

스타벅스 코리아와 신세계그룹 차원의 사과에도 불매 운동이 거세지면서 일각에서는 '콜옵션' 행사 가능성 등 글로벌 본사와의 계약 구조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이마트는 2021년 스타벅스 코리아 경영권 인수 당시 미국 Starbucks Coffee International(SCI)과 주식매매계약(SPA)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공시에 따르면 SCI는 ▲라이선스 계약 만료 ▲이마트 측 귀책에 따른 계약 해지 시 이마트가 보유한 스타벅스 코리아 지분 전량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특히 이마트 귀책으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에는 공정가치 평가금액에서 35% 할인된 가격으로 지분을 가져갈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 신세계그룹 측은 콜옵션에 대한 질문에 "현재는 이에(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미국 본사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논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스타벅스와의 '손절'을 선언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재즈페스티벌이 스타벅스 부스 운영을 취소하기로 했다. 또 정부부처를 비롯한 각종 기관도 설문조사, 공모전, 국민참여 이벤트 등에 스타벅스 모바일 상품권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국방부는 22일 스타벅스 코리아와 지난달 체결한 장병 복지 증진 사업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자 스타벅스 코리아는 매년 진행해온 여름 프로모션과 프리퀀시 이벤트를 잠정 연기했다.

온·오프라인에서 불매 여론이 강해지고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용진 회장은 이날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이번 일로 깊은 상처와 실망을 느끼신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 열사 유가족 여러분, 광주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 신세계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사회적 책임 기준도 더 높이겠다"며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질적 변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스타벅스. 2026.05.1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스타벅스. 2026.05.1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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