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떴던 1500℃ 쇳물 작업 AI가…제조업의 '안전한 변신'

기사등록 2026/06/14 12:00:00

최종수정 2026/06/14 12:10:24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 프로젝트 'M.AX' 일환

고위험 작업인 '쇳물 샘플링' AI 로봇으로 대체

'AI 예지보전' 벨트컨베이어 롤러 교체도 자율화

"기계화로 작업자 안전 확보…최고의 가치"

[포항=뉴시스] 경북 포항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안전로봇실증센터에서 용선 샘플링·측온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2026.06.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포항=뉴시스] 경북 포항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안전로봇실증센터에서 용선 샘플링·측온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2026.06.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포항=뉴시스]이수정 기자 = "1500℃가 넘는 쇳물을 사람이 직접 떠야 했습니다. 너무 위험했고, 작업자 부담도 컸습니다. 이제는 그 일을 로봇이 대신하려 합니다."

지난 11일 찾은 경북 포항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안전로봇실증센터.

연구동 한편에 자리한 휴머노이드 형태의 로봇이 양팔을 움직이며 쇳물 샘플링과 온도 측정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사람처럼 두 팔을 활용해 장비를 들고 측정 위치까지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실제 작업자를 연상케 했다.

이 같은 기술은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인공지능(AI) 전환 프로젝트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의 일환이다. M.AX는 AI와 로봇을 활용해 국내 제조업의 생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다. 포스코는 이중 철강 분야 과제를 맡아 제철 공정의 AI 자율제조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날 연구진이 가장 먼저 소개한 것은 '용선 측온·샘플링 로봇'이었다.

현재 제철소에서는 작업자가 직접 1500℃ 안팎의 쇳물에 접근해 온도를 측정하고 샘플을 채취한다. 쇳물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필수 작업이지만, 동시에 현장에서 대표적인 고위험 업무로 꼽힌다.

이를 대신하기 위해 개발 중인 로봇은 모바일 양팔 매니퓰레이터 기반의 휴머노이드 형태다. 머리 부분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각종 센서가 장착됐고, 양팔 협업 기반 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실제 작업자의 동선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각 팔에 20㎏ 무게의 아령을 들려주는 시연도 선보였다. 현장 설비를 다루기 위해서는 고하중 작업 수행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봇이 실제 현장에 투입되면 작업자가 위험 지역에 직접 진입하지 않아도 된다. 일정 주기마다만 가능했던 샘플링도 상시 수행할 수 있어 품질 관리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뉴시스] 경북 포항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안전로봇실증센터에서 벨트컨베이어 AI 기반 예지보전 로봇의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2026.06.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포항=뉴시스] 경북 포항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안전로봇실증센터에서 벨트컨베이어 AI 기반 예지보전 로봇의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2026.06.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M.AX의 또 다른 핵심은 AI 기반 예지보전이다.

제철소에서는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가 벨트 컨베이어를 통해 고로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벨트 컨베이어를 지지하는 롤러가 고장나면 생산 차질은 물론 마찰로 인해 화재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에서만 매년 약 1만개의 롤러가 교체된다.

현재는 작업자 4명이 투입돼 약 30분 동안 교체 작업을 진행하지만, 이날 시연에서는 로봇 1대가 단독으로 약 5분 만에 작업을 마쳤다.

연구진은 롤러의 진동과 음향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이상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정상 상태와 비정상 상태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데이터화해 고장 발생 전 미리 경고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최용준 포스코 연구위원은 "포스코뿐 아니라 시멘트 공장이나 화력 발전소 등 컨베이어 설비를 사용하는 산업 전반으로도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M.AX를 통해 궁극적으로 구현하려는 목표는 '스마트 고로'다.

고로 내부 공정뿐 아니라 외부 설비와 유지보수, 안전관리까지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용융로에 열풍을 불어넣는 풍구 설비 구역에는 이동형 자율주행 로봇이 투입될 예정이다. 2024년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풍구 가스 팽창으로 화재가 발생했던 만큼, 위험 구역을 사람 대신 로봇이 점검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로봇은 현장을 순찰하며 열화상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는 이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탐지한다. 설비 상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장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는 예지 기능도 구현할 계획이다.

운전실에서는 이러한 정보를 통합 관제 플랫폼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기반 화면에는 설비 상태와 진단 결과가 한눈에 표시된다.

포스코는 이미 스마트고로 운영을 통해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당초 생산량은 190.5만톤(t) 수준이었으나 스마트고로 도입 이후 199만t 수준으로 증가했다. 품질 불량률도 63% 가량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관계자는 "무엇보다 작업이 기계화돼 위험한 현장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가치"라고 말했다.
[포항=뉴시스]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이동형 로봇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2026.06.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포항=뉴시스]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이동형 로봇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2026.06.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사람이 떴던 1500℃ 쇳물 작업 AI가…제조업의 '안전한 변신'

기사등록 2026/06/14 12:00:00 최초수정 2026/06/14 12:10:24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