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美관세·환율 압박까지…韓경제 하반기 복병

기사등록 2026/07/24 13: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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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국제유가 100달러 재돌파

물가 상승 압력↑…2%대 상승률 지키기 위해 총력

美, 강제노동 관세 12.5% 부과…추가 관세 우려 남아

환율 관찰대상국 지정…무역흑자 해소 압력 커질 듯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재충돌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를 재돌파했다. 또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60개 주요 교역국에 10~12.5%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 압박 움직임도 재개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경제는 하반기 '트럼프 리스크'라는 복병을 만난 모양새다. 미국은 한국을 4회 연속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우리나라의 무역 흑자에 대해서도 견제 움직임을 지속했다.

24일 경제계에 따르면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100.69달러로 7.04%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2.19달러로 6.17%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재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홍해를 통한 교역마저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감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

앞서 홍해 해상 봉쇄를 선언한 친이란 후티 반군은 이날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려던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을 공격했다. 사우디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홍해를 통한 원유 우회 수출을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가 100 달러를 재돌파할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전망이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하락하자 석유 최고가격제 해제를 검토해왔다. 하지만 유가가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최고가격제를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7차 석유 최고가격은 휘발유가 리터당 1784원, 경유는 리터당 1773원이다. 8차 최고가격은 25일 0시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중동전쟁 여파로 5월(3.1%)과 6월(3.2%) 3%를 넘겼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하반기 2% 대로 끌어내리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는 9월말까지 2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7~8월중 농축수산물 전품목 최대규모 할인행사를 추진한다.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계란은 2억개를 긴급수입(7~8월)해 주당 2000만개를 시장에 공급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서 "최근 중동전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물가와 공급망 측면에서 애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재정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24.
[워싱턴=AP/뉴시스]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재정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24.

美, 한국에 강제노동 관세 12.5% 부과…통상압박 수위↑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도 재개되는 모습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집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과 경제권 60곳에 무역법 301조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강제노동 관세' 미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력화 판결 이후 미국 정부가 임시적으로 부과했던 10% 보편관세를 대체하는 성격이다. USTR은 60개 교역 상대국을 네 개 유형으로 나눠 10~12.5%의 관세를 적용했다.

한국과 일본, 스위스에는 기존 기본관세와 301조 추가관세를 합산해 최종 관세율이 12.5%가 되도록 했다. 기본관세가 12.5%보다 낮은 품목에는 그 차이만큼 추가관세를 부과하고, 이미 기본관세가 12.5% 이상인 품목에는 추가관세를 매기지 않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무역법 301조 관세가 지난해 한미 무역 합의로 도출했던 관세 상한선 15%을 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을 일부 덜어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미국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16개 경제권에 대해 구조적 과잉생산과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향후 추가적인 301조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또 미국이 최근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등 동맹과 비동맹을 가리지 않고 통상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은 우리로서는 큰 부담이다. 미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이행을 놓고 공세를 취해올 가능성도 있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강제노동 301조 조사결과가 최종 발표됨으로써 상호관세 위법판결 및 122조 관세 만료 이후 미측 관세조치의 불확실성은 일부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산업부는 "그러나 과잉생산 분야 301조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정부는 향후 조사과정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미측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기존 한미 관세합의를 통해 확보된 우리측 이익균형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간 250달러짜리 지폐 시안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2026.05.29.
[워싱턴=AP/뉴시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간 250달러짜리 지폐 시안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2026.05.29.

美, 4회 연속 韓 '환율 관찰대상국' 지정…대미 무역흑자 지목

미 재무부는 이날 환율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를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관찰대상국 지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향후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 흑자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미 재무부는 ▲대미 무역흑자(상품 및 서비스 무역흑자 150억달러 이상) ▲경상흑자(GDP의 3% 이상) ▲외환시장 개입(GDP의 2% 이상 및 8개월 이상 달러 순매수) 등 3가지를 평가한다.

이번 보고서에서 3개 요건을 모두 충족해 심층분석(enhanced analysis) 대상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없었다. 우리나라는 2개 요건(대미 무역흑자, 경상흑자)에 해당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독일, 싱가포르 등 10개국이 지난 1월 보고서 때와 마찬가지로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최근 환율 급등에 따라 달러를 오히려 매도해 원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문제삼는 '환율 조작'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10년 전보다 2배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 흑자를 해소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2023년 하반기 약 7년 만에 미국의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서 제외됐으나, 2024년 11월 재지정됐다. 이때부터 4회 연속으로 관찰대상국에 이름이 올랐다.

재정경제부는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 재무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외환시장에 대한 상호 이해와 신뢰를 확대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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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7/24 13:28:1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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