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까지 했는데도 불신 여전…의문투성이 '제주 실종' 사망 원인

기사등록 2026/08/29 0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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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남자도 들어가기 힘든 야자수 농장 ‘미스터리‘

무서워하던 곳에 스스로 들어가 목맴사 한다고?

작은 체구지만 바스러질 정도의 가지가 견딜까?

타살 가능성 낮고 목뿔뼈 골절…백골상태인데?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 파문이 이어지는 26일 오전 장모(30대·여)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경찰이 현장 보존을 하고 있다. 2026.08.2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 파문이 이어지는 26일 오전 장모(30대·여)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경찰이 현장 보존을 하고 있다. 2026.08.26.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에서 실종된 장모(30대·여)씨가 한 달여 만에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를 둘러싼 의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장씨가 야자수 가지에 끈을 묶어 목을 맨 것으로 추정하면서 타살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도 외부 충격에 따른 특이 골절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목뿔뼈 골절이 발견됐다.

다만 시신의 부패가 심해 외상이나 질식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 실종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하고 관련 기록까지 삭제한 사실이 드러난 것도 사망 경위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성인 남자도 들어가기 힘든 야자수 농장 ‘수수께끼’

장씨의 시신은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됐다.

농장에는 야자수가 빽빽하게 자라 외부에서 내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곳이 많고 주변에는 가로등이나 방범카메라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야자수 상단부 가지에 끈을 묶고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에는 신체 일부가 바닥에 닿은 듯한 자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의 키는 158㎝, 몸무게는 44㎏이다.

일각에서는 체구가 작은 장씨가 휘어지는 야자수 가지를 이용해 목을 매는 것이 실제로 가능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가지에 끈을 묶어 당겨본 결과 가지가 부러지지 않았으며 장씨의 체중을 지탱할 수 있는 정도였던 것으로 판단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 파문이 이어지는 26일 오전 장모(30대·여)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경찰이 현장 보존을 하고 있다. 2026.08.2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 파문이 이어지는 26일 오전 장모(30대·여)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경찰이 현장 보존을 하고 있다. 2026.08.26. [email protected]
또 변사 현장에서는 신체 일부가 땅에 닿은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그러나 장씨가 왜 야자수 농장 안으로 들어갔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유족은 장씨가 평소 이 농장을 무서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장씨의 남자친구로부터 장씨가 평소 강아지를 데리고 농장 주변 길을 산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장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실종 전후 행적과 농장에 들어간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목맴사' 추정…국과수는 목뿔뼈 골절 확인

장씨의 시신이 발견된 당일 경찰 수뇌부가 목맴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망 원인을 성급하게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백골이 드러난 상태였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부검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경찰은 시신의 발견 당시 자세와 위치, 부검의 구두 소견 등을 종합해 목맴사 가능성을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과수 부검에서는 외부 충격에 따른 특이 골절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목 부분의 목뿔뼈(설골)에서 골절이 발견됐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장모(30대·여)씨 등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으로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이 2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이동하고 있다. 2026.08.25.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장모(30대·여)씨 등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으로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이 2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이동하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목뿔뼈는 목 앞쪽에 있는 작은 뼈로 외부 압박이나 충격 등에 의해 골절될 수 있다. 법의학적으로는 목을 조르는 행위 등 타인에 의한 외상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과수는 다만 시신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목뿔뼈가 골절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신의 부패가 심해 외상이나 질식 여부를 판단하는 데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는 목맴사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지만 사망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타살 가능성 낮다는 경찰…남은 의문은

경찰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타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장씨는 숙소를 나설 당시의 옷차림 그대로였고 휴대전화와 금팔찌, 반지 등 소지품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 주변에서 몸싸움을 의심할 만한 흔적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외부 충격으로 인한 특이 골절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또 다른 단서는 끈이다. 장씨가 야자수 가지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끈은 장씨가 숙소에서 가지고 나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숙소에서도 같은 끈의 일부가 발견됐다.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제주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과 관련해 제주경찰청을 찾아 고평기 청장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2026.08.28. notedsh@newsis.com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제주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과 관련해 제주경찰청을 찾아 고평기 청장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2026.08.28. [email protected]
다만 경찰은 이 끈의 존재가 극단적 선택을 직접 뒷받침하는 정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장씨가 우울증 등으로 치료받은 기록도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현재까지 확인된 현장과 부검 결과만으로는 목맴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타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실종 초기 경찰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허위 종결이 수사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허위 종결에 기록 삭제까지…CCTV도 이미 사라져

장씨의 남자친구는 지난 5월15일 경찰에 장씨의 실종을 신고했다. 담당 경찰관인 제주서부경찰서 부 경장은 신고 접수 약 2시간30분 뒤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 조사 결과 부 경장과 장씨 사이에는 실제 통화 기록이 없었다. 부 경장은 경찰 내부 시스템에 장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허위 내용을 입력하고 장씨 관련 기록을 삭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파출소 직원이 신고자를 면담한 기록도 삭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 경장은 구속 이후에도 혐의를 부인하다가 구속 사흘 만인 전날 조사에서 실종자들과 실제 통화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꿨다. 경찰은 진술을 번복한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확인하기 위해 범죄심리분석관을 투입했다.

또 다른 60대 남성 실종 사건에서도 부 경장의 허위 대응이 확인됐다. 이 남성의 가족은 지난달 2일 실종 신고를 하면서 자살 가능성도 알렸지만, 부 경장은 신고 후 약 5시간 만에 가족에게 해당 남성이 자살할 생각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30대 여성 실종 사건 허위 종결' 파문이 이어지자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제주경찰청 7층 회의실에서 열린 지휘부 회의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2026.08.27.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30대 여성 실종 사건 허위 종결' 파문이 이어지자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제주경찰청 7층 회의실에서 열린 지휘부 회의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2026.08.27. [email protected]
실제 통화 기록은 없었다. 이 남성은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으며 경찰은 지난 6월28일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허위 종결로 인해 수색이 늦어지면서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하지 못했다.

제주도가 관리하는 CCTV 가운데 한림읍 일대 118대의 영상은 경찰이 재수색에 나섰을 당시 이미 보존기간인 30일이 지나 삭제된 상태였다.

도는 이에 따라 공공 CCTV 영상 보존기간을 60일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응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과 김영진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제주경찰청을 찾아 사건 경위를 점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도 장씨 시신이 발견된 현장을 찾은 뒤 제주경찰청과 면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 사망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휴대전화 포렌식과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하고 기록까지 삭제한 경찰 대응으로 인해 초기 수색 과정에서 확보할 수 있었던 증거가 사라진 만큼, 사망 원인 규명과 함께 경찰의 초동 대응 과정에 대한 책임 규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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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8/29 09:10:2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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