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두르=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역 비두르에서 한 소녀가 부모와 함께 집라인을 타고 대홍수가 발생한 트리슐리강을 건너고 있다. 2026.09.06.](https://img1.newsis.com/2026/09/05/NISI20260905_0001551304_web.jpg?rnd=20260906105846)
[비두르=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역 비두르에서 한 소녀가 부모와 함께 집라인을 타고 대홍수가 발생한 트리슐리강을 건너고 있다. 2026.09.06.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지난달 26일 네팔 대홍수 생존 아동들이 불면과 공황, 상실감 등 심리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네팔 카트만두 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이들은 홍수를 겪고 파괴 현장을 목격했거나 친척을 잃었다. 이들은 한밤 중에 잠을 깨거나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움츠러든다. 재난을 떠올리게 하는 소리를 들으면 공황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카트만두 포스트에 따르면 카트만두 북서쪽 누와코트 지역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등학교 11학년인 사믹샤 당골(16·여)은 지난달 26일 대홍수로 언니와 남동생, 고모 2명이 실종됐다.
당골은 강물이 불어나고 있다는 경고를 접수한 학교가 귀가 조치하면서 자신을 데려가기 위해 학교에 와 있었던 부친과 함께 살아남았다. 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홍수를 피하지 못했다.
임시 수용시설에 머물다 외가 친척 집으로 옮긴 당골은 잠을 이루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자매들과 놀던 기억이 예고 없이 떠오를 때마다 울고 불안해한다. 그는 "잊자고 스스로에게 말한다"며 "하지만 언니와 남동생 생각이 계속 난다. 우리가 함께했던 일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재생된다"고 말했다.
라수와에서 사는 카르상 타망의 생후 21개월 아들은 큰 소리를 들을 때마다 겁을 먹는다.
카르상은 지난달 26일 라수와 티무레 주변을 홍수가 휩쓸 당시 잠자고 있던 아들을 안고 대피했다. 사람들은 당시 비명을 지르며 공포 속에서 뛰어다녔고 아들은 이후 헬리콥터 소리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린다.
카르상은 "전에는 전혀 이렇지 않았다"며 "이제는 가끔 깜짝 놀라고 겁을 먹는다. 아이가 공황 상태에 빠지면 저도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티무레에서 구조된 6세 여자아이는 트리부반대학교 교육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입원 초기 며칠 동안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인 기타 마가르는 "그저 저만 계속 쳐다봤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아이가 홍수 이후 일부 기억을 잊은 것으로 보이며 폐렴도 생겼다고 가족에게 설명했다.
임시 대피시설에 도착한 구호 활동가들도 겁에 질리거나 위축돼 간단한 활동조차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봤다고 전했다. 많은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앉아 있었고 자원봉사자들이 놀이를 준비해도 일부 아이들은 참여를 거부했다.
누와코트 찬드라조티 중등학교에 설치된 임시 수용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흐리틱 마기야는 "우리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아이들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태였다"며 "매우 슬퍼하고 무서워하면서 또 홍수가 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걱정했다. 아이들은 조용했고 아무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신 건강 전문가들은 재난 뒤 이런 반응이 드문 일이 아니라고 카트만두 포스트에 전했다. 일부 사례에서 재난을 직접 겪었거나 친척을 잃은 아이들의 경우 장기간의 트라우마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발전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정신과 의사인 아미트 자 박사는 아이들은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자원이 성인보다 적기 때문에 특히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지역의 아이들도 텔레비전이나 소셜미디어에서 홍수와 산사태 영상을 반복적으로 본 뒤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재난 직후에는 성인들이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듣는지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네팔 정부기관과 구호단체들은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네팔 국가아동권리위원회는 피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 상담사, 의사, 지방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람 바하두르 찬드 위원회 정보담당관은 "이번 재난으로 숨지거나 피해를 입은 아동의 숫자에 관한 정보도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트만두 포스트는 아이들이 받은 피해 규모는 측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유니세프(UNICEF)는 네팔 홍수로 아동 1만7000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한다. 네팔 재난관리청은 라수와와 누와코트, 다딩에 위치한 19개 학교, 학생 6901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추산한다. 라수와와 누와코트에서만 학생 622명의 행방이 대홍수 이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네팔 아동권리위원회와 네팔 경찰은 일반 시민과 언론에 홍수 피해 아동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과 영상,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말라고도 촉구했다. 이는 아이들의 사생활과 존엄성을 침해하고 정신건강에 장기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밀란 다렐 전 네팔 국가아동권리위원회 사무총장은 재난의 영향이 신체적·심리적·사회경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노력조차 착취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트만두=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네팔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에서 열린 네팔과 티베트 대홍수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에서 한 소년이 촛불이 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대홍수로 인한 네팔 측 사망자는 1331명, 실종자는 약 5000명으로 집계됐다. 2026.09.06.](https://img1.newsis.com/2026/09/05/NISI20260905_0001551302_web.jpg?rnd=20260906105846)
[카트만두=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네팔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에서 열린 네팔과 티베트 대홍수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에서 한 소년이 촛불이 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대홍수로 인한 네팔 측 사망자는 1331명, 실종자는 약 5000명으로 집계됐다. 2026.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