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코인거래소까지 해킹…투자자들 "내 코인, 안전할까" 전전긍긍[내 계좌를 노리는 해킹①]

기사등록 2026/10/3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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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8조4000억원 피해 추산…프라뱅 자산 탈취·빗썸 개인정보 유출까지

투자자 자산 보관 불안 확산…전문가 "AI 기반 실시간 감시·선제적 차단 필요"

[마플타운십=AP/뉴시스] 2023년 2월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마플타운십에서 스마트폰 화면에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로고가 표시돼 있다. 2023.02.28.
[마플타운십=AP/뉴시스] 2023년 2월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마플타운십에서 스마트폰 화면에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로고가 표시돼 있다. 2023.02.28.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8조4000억원 규모의 해킹 피해가 발생한 데 이어 국내 거래소에서도 자산 탈취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확인됐다. 거래소 규모와 관계없이 보안 사고가 이어지면서 가상자산 보관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바이낸스서 8조 규모 유출…프라뱅, 해킹공격으로 서비스 잠정 중단

3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발생한 해킹 사고와 관련해 이날 공식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초기 조사 결과와 피해 규모를 공개했다.

바이낸스가 추산한 피해 규모는 약 63억달러(약 8조4000억원)다. 이 가운데 약 30억달러 규모의 자산은 블록체인 관련 업체들과 협력해 온체인상에서 동결한 상태다.

바이낸스는 이번 사고가 개발·운영(DevOps)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침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공격자가 이를 통해 서비스 컨테이너에 접근한 뒤 승인되지 않은 출금 거래를 실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까지 가상자산 지갑의 개인키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이용자 피해액 전액을 자체 투자자 보호 기금인 SAFU(Secure Asset Fund for Users)와 회사 자금으로 보전하겠다는 방침이다. 바이낸스는 "모든 손실을 SAFU 기금과 회사 자금으로 보상할 것"이라며 "이용자 자금은 안전하며, 복구 작업이 완료되면 갱신된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s)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보안 사고가 이어졌다. 국내 소형 가상자산 거래소 프라뱅에서는 지난 24일 외부 비인가자의 접근으로 약 1억원 규모의 자산 피해가 발생했다.

프라뱅은 당시 거래소 핫월렛(온라인에 연결된 가상자산 지갑)에서 비정상적인 출금을 감지한 직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점검 과정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자 회원 자산 보호를 위해 거래소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규모는 약 1억원이다. 프라뱅은 관계 기관에 사고 사실을 신고하고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이용자 피해는 회사 자산으로 전액 보전할 예정이다.

국내 대형 거래소 빗썸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빗썸에 따르면 지난 27일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 시스템인 다우오피스에 외부 비인가자가 침입하면서 일부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사고와 관련된 이용자는 총 6444명이다. 이 가운데 5600명의 정보는 외부에서 접근할 수 없도록 암호화(DRM)된 파일에 보관돼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았으며, 실제 개인정보가 노출된 고객은 844명으로 파악됐다.

유출된 정보에는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주민등록번호, 운전면허번호, 계좌번호, 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다만 구체적인 유출 항목은 고객별로 차이가 있다.

빗썸은 지난 29일 오후부터 피해 고객에게 개별 안내를 진행하고 있으며, 홈페이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불안감 호소하는 투자자들…보안 전문가 "AI 해킹 시대, AI로 막아야"

잇따른 사고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거래소의 보안 체계와 자산 보관 방식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대규모 자산 탈취 사고가 발생하면서 거래소 규모나 인지도가 자산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세계 1위 거래소도 해킹당하면 어디를 이용해야 하느냐", "블록체인은 안전하다고 하는데 거래소는 계속 털린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다만 블록체인 네트워크 자체에 대한 공격과 거래소의 내부 시스템을 노린 해킹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번 바이낸스 사고 역시 현재까지 공개된 초기 조사 결과상 블록체인 자체의 결함보다는 거래소 운영 시스템에 대한 침입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보안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대규모 이용자 자산을 보관하는 만큼 해킹 예방은 물론 사고 발생 이후 자산 동결과 피해 보전, 개인정보 보호 등 전반적인 보안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전 대통령비서실 사이버특별보좌관)은 "그동안 바이낸스와 빗썸 등 가상자산 거래소와 금융기관들은 보안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고, 기존 보안 체계도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았다"며 "하지만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해킹 기술과 공격 방식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현미경이 발명되기 전에는 깨끗하다고 생각했던 곳에서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수많은 미생물이 발견된 것과 비슷하다"며 "AI를 통해 기존에는 보이지 않았던 보안 취약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보안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AI를 활용한 해킹을 AI로 방어해야 하는 시대"라며 "공격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위협을 먼저 탐지하고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능동적 보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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