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밤늦게 죄송하다"…비상계엄 군인 노쇼에 자영업자 눈물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한 자영업자가 비상계엄 선포로 군인들의 단체 식사 예약이 취소됐다며 허탈한 심경을 토로했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하 자영업 여러 가지로 힘드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영업자 A씨는 "교육받는 군인들 달에 한 번 단체예약으로 식사 40명 오는데 계엄령 때문에 부대 복귀 하달 와서 밤에 취소할 수 있냐고 문자를 받았다"고 운을 뗐다.

A씨가 모 공군부대 B 대위와 나눈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B 대위는 계엄 선포 2시간여 만인 4일 오전 12시 30분께 예약 취소를 요청하며 이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대화에서 B 대위는 "사장님 밤늦게 죄송하다. 내일 점심 예약한 공군부대 B 대위다"며 "현재 계엄령 관련해서 저희에게 부대 긴급 복귀 지시가 하달돼 정말 죄송하지만 내일 식사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준비해 주셨을 텐데 너무 죄송하다. 다음에 다시 교육 올 때 꼭 들를 수 있도록 연락드리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에 A씨는 "군필자라면 당연히 이해하는 부분이다. 개인 때문에 단체가 욕보는 모습이 씁쓸할 뿐이다. 밤늦게 고생 많으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준비 다 해놨는데 상황 알고 있으니 돈 물어달라 하기도 그렇고 얘네가 무슨 죄냐. 준비해 놓은 재료 절반은 다 버려야 한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건 진짜 어쩔 수 없는 노쇼다" "다들 고생이 많다" "자영업자들 진짜 힘들다" "서로 배려하는 게 느껴진다" "다음에 좋은 일로 돌아올 것" "책임감 있는 군인이다" "얼마나 죄송했으면 저 급박한 상황에서 사장님 생각을 하냐.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3분께 긴급 대국민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약 6시간여 만인 4일 새벽 국회 요구에 따라 계엄 해제를 선언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26 사건(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이후 4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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