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181명 중 85명 숨져…사망자 늘 듯(종합)

[무안=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탄 여객기가 착륙 도중 공항 시설물을 들이받는 사고로 생존자 2명을 제외한 탑승객 대다수는 사망 또는 실종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동체 착륙 도중 활주로와 맞닿은 공항 시설물을 들이받았다.

충돌 직후 기체 동체는 '두 동강'이 났고 불길이 치솟았다. 충돌 충격으로 기체 후미(꼬리)를 제외한 대부분 동체는 활주로 주변 곳곳에 반파돼 파편으로 튀었다.

사고 여객기에는 탑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객 중 태국인 2명을 뺀 대다수가 한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1시 기준 탑승객·승무원 등 85명의 시신을 수습, 사망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현재 실종 상태인 94명 역시 동체 파손 상태 등으로 미뤄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소방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구조된 생존자 2명(전원 승무원)만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구조 당국은 기체 꼬리 주변과 인근 갈대밭 등 사고 현장을 3개 구역으로 나눠 실종자 수색·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폭발을 동반한 화재는 중앙119구조본부·소방항공대 소속 대원 80명과 소방 헬기·소방차 등을 동원해 40분여 만에 진화 작업을 마쳤다.

사고 직전 여객기는 착륙을 두 차례 시도했으나 랜딩기어가 제때 펼쳐지지 않았고, 동체 착륙 시도 과정에서 활주로를 벗어나 공항 시설물을 정면충돌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공항과 인접한 마을 주민은 "오른쪽 엔진에서 불꽃이 일었다. 활주로를 따라 고도를 낮춰 쭉 내려가더니 착륙을 하지 못하고 다시 이륙하더라. 무안공항이 아닌 광주공항에 비상착륙을 하는 줄 알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고 여객기는 이날 새벽 태국 방콕에서 이륙해 오전 8시30분 무안공항 도착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2216편이다. 기체는 189좌석을 갖춘 보잉사의 B737-8AS로 2009년 8월 제작됐다. 비행기 기령은 15년된 비교적 신형으로 분류된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반과 운항사인 제주항공 측은 기체 결함 여부, 사고 전 정비 이력 등에 대해선 아직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고 여객기는 성탄절을 맞아 태국 3박5일 여행 상품을 이용한 가족 단위 여행객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국토부 사고조사반과 경찰·소방 당국은 실종자 수습 등 현장 수습을 마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공식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무안공항 1층 임시안치소를 거쳐 유족에게 인계된다. 그러나 신원을 알 수 없는 희생자 대다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감식 절차를 거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긴급 회의를 마친 직후 곧바로 현장에 도착했다. 최 권한대행은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응급 의료체계, 모든 장비·인력·인프라를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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