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 만료 다음날도 관저 내 '차벽·철조망' 유지
박종준 경호처장, 경찰의 출석 요구 재차 불응 의사
경호처 '강경 태세' 속 2차 영장 집행 가능성에 관심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한 차례 무산된 이후 관저가 철통 방어를 위한 요새가 되고 있다. 대통령경호처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고 있는데다 경찰의 강경한 체포 대응에도 맞서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대치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7일 오전 뉴시스가 찾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일대는 조용한 분위기 속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인근에서 진행되던 집회가 모두 종료돼 한산했지만, 삼엄한 경비는 여전했다.
관저로 들어가는 골목 입구에는 질서유지선과 철문이 세워진 채 경찰과 경호처 등 인력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여러 겹의 저지선 사이에 세워져 있는 버스 차벽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기준 관저 경내 입구에 최소 3대의 버스가 식별됐다. 이 중 한 대는 시동을 걸고 천천히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호처는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 이후 관저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버스 수대로 차벽을 세우고 철조망도 추가로 설치했다.
이날 역시 관저 외벽을 둘러싼 철제 울타리 위로 지름 50~60㎝ 정도 돼 보이는 철조망이 용수철 모양으로 길게 펼쳐져 있었다.
관저 경비가 점차 강화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자진해서 수사에 응하지 않는 이상 관저를 둘러싼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복수의 수사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경호처는 지난 3일 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관저 내에 3차 저지선을 구축했다. 공조수사본부는 3차 저지선을 뚫지 못하고 영장 집행을 포기했다.
경호처 직원 200여명은 몸으로 스크럼을 짜 이 저지선을 구축했다고 한다.
경찰은 영장 집행 방해와 관련해 경호처의 박종준 처장과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등 지휘부 4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경찰 출석을 요구받았으나, 변호인 선임을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않았다. 지난 4일 1차 출석 요구 불응에 이어 두번째 출석 거부다.
이처럼 경호처의 강경 태세 속 공조본의 2차 체포영장 집행에 관심이 쏠린다. 공조본은 전날 체포영장 기한 연장을 위해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재청구한 상태다.
공조본이 만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다시 발부받더라도, 1차 집행 때와 같이 경호처가 인간벽으로 맞설 경우 집행이 재차 무산되거나 큰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2차 체포영장 집행 때는 적극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라며 "경호처 직원들이 체포영장 재집행을 재차 물리적으로 저지할 경우 이들을 체포하는 방안을 공수처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