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쾌한 주택 출산 지원사업'…출산가정에 최대 3800만원 지원
마을 원주민과 귀농귀촌 전입주민간 괴리감 줄이기 위해 노력
고려인 550여명 이주…'한국어교육시스템 구축' 지역민과 소통

인구 대책 설명하는 김창규 제천시장 *재판매 및 DB 금지
인구는 지역의 성장과 존폐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인구감소는 주민세, 지방소득세 등 세수 감소와 직결돼 지방소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감소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균형발전에 필요한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뉴시스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의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지방소멸 해법을 듣는 코너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제천=뉴시스] 이병찬 기자 = 김창규 충북 제천시장은 보기 드문 외교관 출신 지방자치단체장이다. 1984년 외무고시 합격 이후 외교통상부 인사제도계장, 독일 참사관, 아제르바이잔 대사 등을 지냈다.
인구소멸 위기를 맞은 국내 시·군 대부분 출산이나 결혼 장려, 귀농 귀촌인 유치 등에 목을 매고 있으나 김 시장은 자신의 '전공'에 맞게 외국으로 눈을 돌렸다.
외신도 그의 고려인 유치 사업을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인 시도'라고 평가하면서 지면에 소개하기도 있다.
제천 인구는 2000년 14만7950명에서 2023년 13만194명, 지난해 말에는 12만8569명으로 13만명대가 무너졌다. 2023년 신생아 수는 516명으로, 사망자 1277명에 비해 현저히 적다.
이런 추세라면 1년에 700명 이상 인구가 줄어 머지않아 10만명 선 아래로 주저앉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고려인이 늘고 기업 투자 유치가 활발해지면서 제천 인구 문제는 새로운 모멘텀을 형성하고 있다. 생활인구 45만명을 웃도는 등 증가세가 뚜렷해진 데다 관광객 수도 충북도내 1위에 오르면서 정주 인구 확대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김 시장은 "고려인 유치사업은 여러 매체와 소멸위기 도시에서 큰 관심을 받는 인구 부양책이자 지역경제활성화 정책"이라면서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 지역 특화사업 육성, 주택·교육·복지 기반을 확충해 정주 인구를 늘리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출생아를 늘리려면 젊은 인구가 지역을 떠나지 않아야 하고, 외지 젊은이들이 제천에 정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인구 유인책이 있다면.
"청년들의 안정적인 자립기반 조성을 위해 지난해 1월 청년지원팀을 신설하고 청년 정착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 기반 마련을 위해 청년을 고용하는 관내 기업에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의 디딤돌 역할도 해주고 있다. 청년센터를 조성해 청년 역량 강화와 심신안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청년주택자금이자지원사업, 제천행복주택, 이음빌리지, 채움하우스, 청년농촌보금자리 조성사업 등 여러 가지 주거정책을 통해 청년의 주거 마련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생아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출생률은 계속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출생을 늘리기 위한 대안이 있다면.
"저출생 문제는 단순한 출산 장려를 넘어 주거, 일자리, 교육, 복지 등 사회 전반의 구조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관된 복합적 과제다. 경제적 지원으로는 출산가정에 최대 3800만원을 지원하는 '3쾌한 주택 출산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충북 최초 공공 산후조리원도 상반기 개원한다. 시는 임신·출산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해 올해부터 신혼부부 결혼지원금 사업을 새롭게 도입했다. 출산과 양육 전 단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
-귀농귀촌인 유치와 지원사업은 은퇴자 등 외지인 유인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원주민들과의 갈등도 불거지고 있는데.
"마을 원주민과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한 귀농귀촌 전입주민 환영회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귀농귀촌인의 이주 정착 후 지역주민과의 소통 융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경로당에 모여 식사 대접을 하거나 직접 포장한 선물을 집집마다 나눈다. 매년 8~9월 귀농귀촌인 화합을 위해 교류행사를 진행하는 등 앞으로도 귀농귀촌인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지역주민과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겠다."
-고려인 유치 사업은 큰 관심을 끌고 있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방인 유치에 관한 지역민들의 반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려인들이 밀집한 청전동 상권은 지역민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고려인과 지역주민의 화학적 결합도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데.
"국내외 큰 관심 속에 현재 550여 명의 고려인들이 이주했다. 고려인들의 성공적인 이주정착을 위해 지역민과 융화되는 자생적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융화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단추로 한국어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취업부터 모든 생활 영역까지 지역사회의 동등한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아이부터 성인까지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언어생활의 자유는 곧 생활 영역의 자유로 이어진다. 지역민들과 원활히 소통해 교류가 확대되고 정서적·문화적 공감대를 유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24년 5~10월 6회에 걸쳐 지역 주민 5세대 15명과 동포 가정 5세대 15명이 함께 자원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다.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동포 역할을 강화하고 원활한 일상생활을 위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한 고려인 동포들의 자발적 노력과 함께 동포 청소년 초청 문화행사, 지역주민과 동포 화합 행사 등을 개최해 더 두터운 사회적 동질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과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출생 없이 인구를 유지하려면 자연감소를 줄여야 한다. 제천 지역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3만5000명을 웃돌고 있다. 시민의 건강한 노년을 위한 정책은.
"전국 최초로 시행한 '제천형 경로당 점심 지원사업'을 통해 주 5일, 월 20일을 균형 잡힌 식단으로 매일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매일 한 끼의 규칙적인 식사 제공은 건강 유치와 수명 연장에 큰 도움이 된다. 2월 기준 제천 전체 경로당 341곳의 76%인 262곳이 참여해 일 평균 4542명 노인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지역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로당을 거점으로 마을 전체 공동 돌봄 체계도 구축되고 있다. 노인 우울증과 고독사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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