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스-홀법, 2만 여개 품목 관세 인상…英 등 20여개국 보복 관세
美 수출입 감소하고 실업률 치솟아…“대공황, 주가 폭락 아닌 이 법 때문” 주장도
“트럼프 관세전쟁, 美 경제에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충격 가능성” 전망
![[워싱턴=뉴시스]미 무역대표부(USTR)가 31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5 무역장벽보고서의 표지. (사진=USTR 제공 자료). 2025.04.01.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01/NISI20250401_0001805924_web.jpg?rnd=20250401060505)
[워싱턴=뉴시스]미 무역대표부(USTR)가 31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5 무역장벽보고서의 표지. (사진=USTR 제공 자료). 2025.04.0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가 2일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거듭 확인하면서 약 100년 전 대공황의 한 요인이 됐던 ‘스무트-홀리법’의 악몽이 재현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1차 대전 이후 농민 보호를 명분으로 ‘스무트-홀리법’에 따라 무차별적으로 관세를 올려 상대국이 보복 관세에 나서면서 모두가 피해를 보는 사태를 불러왔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확대돼 ‘상호 관세’로 정점에 이를 관세 전쟁 도발도 스무트-홀리법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농민 보호하려다 피해 키운 스무트-홀리법
여당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까지 동조해 압도적인 찬성으로 상하 양원을 통과했다.
일부 의원과 업계의 반대도 있었으나 후버는 2만 여개 품목의 관세율을 평균 59%, 최고 400% 인상했다.
관세 부과로 미국 수입은 1929년 44억 달러에서 1933년 15억 달러로 줄었으나 영국 등 20여 개국도 보복 관세를 물려 수출도 52억 달러에서 21억 달러로 줄었다.
특히 면화나 담배 등 품목의 수출이 급격히 줄어 농민이 오히려 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미국의 실업률이 7.8%에서 25.1%까지 치솟고 전 세계 교역량은 3분의 1로 축소됐다.
경제 역사학자인 존 스틸 고든은 경제대공황이 1929년 주가 대폭락이 아닌 1930년 스무트-홀리법 제정 후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관세…보편 관세, 품목별 관세, 세컨더리 관세, 상호 관세 총동원
미국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25%의 보편 관세를 부과했다. 베네수엘라 석유 수입국가에 대해서는 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2일 부과할 ‘상호 관세’는 비관세 장벽에 대해서도 이를 관세로 치환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상호 관세 부과에 앞서 지난달 31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이 발표한 ‘무역장벽 평가 보고서(NTE)’는 교역 상대방의 수출입 정책 뿐 아니라 보조금, 정부 구매, 환경, 노동 정책, 국유기업 우대정책 등 14개 분야에 걸쳐 ‘무역 장벽’을 평가했다.
스무트-홀리법 부과 당시는 물론 국가간 관세 부과에서 유례없는 ‘관세 무기화’ 정책이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 ‘글로벌 금융위기급’ 충격 가능성
미국의 관세 부과 후 다른 국가들은 미국을 배제한 무역 블록을 형성하는 등 세계 무역이 축소됐다.
스무트-홀리법에 따른 관세 부과와 닮은 트럼프의 관세 도발로 미국도 글로벌 금융위기급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언론은 1일 트럼프 관세 전쟁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4% 감소하고 물가는 향후 2~3년간 2.5% 가까이 올라갈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경제분석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트럼프 관세가 최대치로 부과되면 미국 평균 관세율은 최대 28%포인트 상승해 미국 GDP에 4%의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관세가 글로벌 경제에 주는 충격이 스무트-홀리법을 능가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는 현재 미국의 GDP에서 차지하는 교역 비중이 1930년대 초반보다 훨씬 커 관세 전쟁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 수입은 GDP의 14%로, 1930년 당시의 약 3배에 이른다.
‘상거래를 둘러싼 갈등: 미국 무역 정책의 역사’의 저자 다트머스대 더글러스 어윈 교수는 “ 1930년 스무트-홀리법에 따른 관세 인상 당시 미국의 무역 의존도가 낮아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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