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관세 25% 부과에 한·멕 FTA 돌파구 될까…협상 재개 속도

기사등록 2025/04/11 06:00:00

멕시코, 전년 자동차 수출 887억 달러…대미 흑자국 1위

USMCA 활용 무관세 수출로 韓 자동차 기업 다수 진출

20년째 표류하는 한·멕 FTA…산업부 "올해 안 체결 목표"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2025.04.03.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2025.04.03.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멕시코를 제외하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적용 상품에 대해 무관세 방침을 유지함에 따라 우리 정부가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보다 임금이 저렴한 멕시코에 다수 진출해 있고 이곳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USMCA 체결을 활용해 미국에 무관세로 차량을 수출하고 있는 만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1646만대로 전세계에서 판매된 차량 9157만대 중 18%의 비중을 차지한다. 국가별로는 중국 3143만대(3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미국은 지난해 자동차 수입액으로 1971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1위 적자국이 멕시코로 지난해에만 887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냈다. 뒤를 이어 일본 396억 달러, 한국 345억 달러 등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가 미국을 상대로 한 자동차 수출 비중이 높은 이유는 저렴한 인건비와 USMCA를 활용한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완성차 업체들도 멕시코에 진출해 무관세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아자동차(멕시코시티, 몬테레이), 현대 트랜시스(몬테레이), 현대모비스(몬테레이), 현대위아(몬테레이), 경신(두랑고, 오므레곤), LS오토모티브(두랑고), 유라 코퍼레이션(코아우일라), 한국타이어(멕시코시티) 등 완성차와 부품사 가 진출해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자국 기업들의 피해도 적지 않은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자동차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쉽게 부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04.03.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04.03. [email protected]

정부는 이런 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에 부과된 25% 관세를 인하 또는 철폐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멕시코와의 FTA 체결을 통해 기업들의 관세 부담을 낮추고 수출 활성화를 돕는다는 것이 방침이다.

멕시코가 속한 중남미가 우리나라 10대 수출국에 포함돼 있는 것도 정부가 한·멕 FTA 체결을 서두르는 이유중 하나다. FTA가 체결되면 더 많은 수출 품목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우리나라에 이익이 된다는 계산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중남미에서 290억2400만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는데 중국, 미국, 아세안, 베트남에 이어 5위 수출지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과 멕시코는 지난 2000년 한·멕시코 투자보장협정 서명을 한 이후 2008년까지 두 차례의 FTA 협상을 벌였지만 멕시코 측에서 FTA 체결시 무역 적자 심화를 우려하며 25년째 실질적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2022년 3월1일 양국이 협상 재개를 선언한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지속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현 상황에서는 FTA 체결에 나서는 것이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일단 정부는 올 상반기 안으로 한·멕 FTA 합의를 목표로 협상을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59개국가와 FTA를 체결했는데 이들 국가와의 무역(수출)이 전체 무역에서 82%를 차지하는 만큼 멕시코와의 FTA 체결은 시너지 효과가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지난 3일부터 국내로 들여오는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비미국산의 경우 미국산 부품 금액만큼 가치를 빼준다는 입장"이라며 "멕시코에 공장이 있는 기업들의 경우 미국산 부품을 사용할 확률이 높고 USMCA 충족 부품에 대해서도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는 만큼 멕시코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중남미 국가인 브라질과 멕시코와의 FTA 체결이 아직 안된 상황"이라며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면 자동차 부품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협상 재개를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민관 합동 긴급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3.2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민관 합동 긴급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3.2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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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04/11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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