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안에 끝내겠다"던 우크라전…협상 난항
국제법 위반한 '가자 장악' 구상…노골적 영토 야욕
다자주의 거부…80년 구축 대서양 동맹 시험대에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장 취임 선서식을 진행한 뒤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80년간 구축한 국제질서를 흔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5.04.26.](https://img1.newsis.com/2025/04/23/NISI20250423_0000278086_web.jpg?rnd=20250423063835)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장 취임 선서식을 진행한 뒤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80년간 구축한 국제질서를 흔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5.04.26.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기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 미국 고립주의를 선언했다. 외교에서 오로지 미국 이익만 고려할 것이며, '손해' 보는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취임 후 100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조에 따라 외교 정책을 전면 개편했다. 우크라이나엔 양보를, 가자지구 주민에겐 강제 이주를 요구하며 값비싼 전쟁을 끝내려 했다.
이 과정에서 동맹도 끼지 않았다. 다자주의를 거부하고 당사국과 직접 협상에 나섰다. 동맹 사이에선 "미국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불신이 커지고 있다.
24시간 안에 끝내겠다던 우크라 전쟁…100일 되도록 요원
취임 후 한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해 종전 협상 개시에 합의했다. 2월 말 그 밑바탕이 될 광물 협정을 우크라이나와 맺을 계획이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 중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25.04.26.](https://img1.newsis.com/2025/03/01/NISI20250301_0000143788_web.jpg?rnd=20250301033548)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 중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25.04.26.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식 평화안을 거부하면서 양측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이후 봉합에 나서 다시 협상안을 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포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도 강요하고 있다. 사실상 러시아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인 협상안이다.
전 세계 경악하게 한 '가자 장악' 구상…거침없는 영토 야욕
트럼프 대통령은 2월 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악해 부동산 개발하겠다는 초유의 구상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제 이주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미국인이 가자지구에 있으면 하마스 등 무장 단체가 감히 공격하지 못할 것이며, 해안 지역을 개발해 일종의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면 지역 경제에도 이익이라는 주장이다.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6일(현지 시간)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 지구가 '트럼프판 가자 해변 리조트'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인공지능(AI) 생성 동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재했다. (사진=트럼프 트루스소셜) 2025.04.26.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26/NISI20250226_0001779190_web.jpg?rnd=20250226165032)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6일(현지 시간)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 지구가 '트럼프판 가자 해변 리조트'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인공지능(AI) 생성 동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재했다. (사진=트럼프 트루스소셜) 2025.04.26.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구상은 전 세계를 경악게 했다. 사실상 인종 청소로, 2차 세계 대전 이후 국제사회가 구축한 국제법과 인권법, 유엔 헌장에 전적으로 반한다.
실제 이를 이행할 의지는 없으며, 주변국을 자극해 문제 해결을 촉구하려는 협상 기술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종의 '폭탄 발언'을 던져 "중동 문제는 중동 국가가 해결하라"는 압력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금기시한 '무력 영토 확장'을 수면 위로 올린 셈이어서 그 자체로 위협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외에도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에도 거듭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80년간 구축한 국제질서 시험…동맹 불신 키웠다
취임 첫날 파리기후협정과 세계보건기구에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자금 지원도 중단했다.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 개발 협력 부처인 국제개발처(USAID) 프로그램도 종료했다.
다자주의에 입각한 이란 핵협의(JCPOA)를 탈퇴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양자 핵 협상을 시작했다. 나토 회원국이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으면 집단 방위 의무를 다하지 않겠다는 압박도 했다.
![[런던=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앞줄 가운데)가 지난달 2일(현지 시간) 런던 캥커스터하우스에서 우크라이나 종전을 논의하기 위한 유럽 특별 정상회의를 주최했다. 2025.04.26.](https://img1.newsis.com/2025/03/02/NISI20250302_0000149903_web.jpg?rnd=20250302234240)
[런던=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앞줄 가운데)가 지난달 2일(현지 시간) 런던 캥커스터하우스에서 우크라이나 종전을 논의하기 위한 유럽 특별 정상회의를 주최했다. 2025.04.26.
나토 동맹들은 러시아 견제에 있어 더 이상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며 '거리두기'에 돌입했다. 유럽연합(EU)은 국방비 증액과 군비 구축 등 자체 안보 구조 구축에 나섰다.
캐나다도 미국 무기 도입을 재검토 중으로, 유럽 국가들과 방산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역사학자인 멜빈 레플러 버지니아대 명예교수는 "트럼프의 정책은 우리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알고 있던 모든 걸 깨고 있다"며 "동맹 관계를 포함해 상호 의존성, 공유된 가치, 공동 이익 등 개념을 믿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