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폐쇄 앞둔 '미아리텍사스' 여성, 생계비 '월 35만원' 받는다

기사등록 2025/05/06 06:30:00

최종수정 2025/05/06 10:29:29

시설 입소 기초생활수급자 대상 생계비

복지부 소관…여가부 자체 예산 어려워

"사회적 반발 예상…자체 예산도 부족해"

타 지역선 조례로…성북구는 지원 없어

파주 종사자는 지자체 조례로 월 100만원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재개발이 예정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일대의 모습. 2023.12.0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재개발이 예정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일대의 모습. 2023.1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성북구 하월곡동 소재 성매매 집결지인 일명 '미아리텍사스'가 일대 재개발로 올해 폐쇄될 예정인 가운데, 이곳에서 일하던 여성들에 대한 주거비, 생계비 등이 지원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성 종사자들은 월 35만원의 생계비를 받게 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는데,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자체적으로 별도의 예산을 꾸리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가부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이들은 집결지 철거 이후 성매매 피해자 시설에 입소할 경우 숙식 및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미아리텍사스엔 현재 약 50개 업소, 200여명의 여성이 남아있는데, 여성단체들은 이곳이 철거되면 여성 종사자들이 대책 없이 거리로 내몰려 다시 성매매 산업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여가부에 따르면 이들이 시설에 입소하면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에 따라 1인당 월 35만원의 생계비를 받게 된다.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한다면 그렇다. 비수급자라면 시설의 자체 운영비에 따라 지원비를 받는다.

다만 이 같은 지원비는 기초생활보장사업을 소관하는 복지부의 예산 중심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여가부가 자체 예산을 마련해 이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가부 관계자는 이 의원실에 "여가부 자체 예산이 부족하고 사회적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지원의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또다른 문제는 형평성이다.

타 지역에선 성매매 집결지가 폐쇄될 때 여가부가 아닌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조례를 제정해 생계비, 주거지원비, 직업훈련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파주 용주골의 경우 종사자들은 지자체 조례를 통해 월 100만원의 생계비, 주거지원비 1400만원 등을 받았다.

평택 삼리, 강원 원주, 충남 아산, 전남 여수, 경남 창원 등도 마찬가지다. 평택은 일시불로 생계비 1000만원, 원주 및 아산 600만원, 여수 및 창원은 700만원이다.

이처럼 생계비 등이 지자체 중심으로 지원되고 있는데, 미아리에만 여가부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물론 성북구도 '성북구 성매매 예방 및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생계비나 주거이전비 등이 지원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앞서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여가부를 향해 "성매매 여성의 자활을 위한 정책과 예산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가부는 집결지 현장지원사업을 통해 의료, 법률, 직업훈련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성매매로 얻게 된 질병 등의 치료 비용을 지원하고 성매매 고용관계에서 발생한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 선임료 등을 지원한다.

또 성매매 종사자들이 여가부의 '자활지원센터 참여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공동작업장 등에서 일하며 월 1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공대위는 지난달 여가부, 성북구 등과 미아리텍사스 여성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가부는 면담에서 "성북구에서 우선적으로 집결지 성매매 여성 지원방안을 검토한 후 추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타 지역 성매매 집결지처럼 지자체가 우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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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폐쇄 앞둔 '미아리텍사스' 여성, 생계비 '월 35만원' 받는다

기사등록 2025/05/06 06:30:00 최초수정 2025/05/06 10: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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