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더위…고열인데 땀 안나는 '열사병' 죽음 부른다

기사등록 2025/06/10 07:01:00

최종수정 2025/06/10 08:34:24

일사병·열사병·열경련·열실신 등 주의를

장시간 운동 피하고 물 충분히 섭취해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를 보인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06.09.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를 보인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발생하는 온열질환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바람이 없고 습도도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에 땀이 몸을 식혀줄 만큼 충분히 나지 않은 상태에서 체온이 올라갈 때 발생한다. 온열질환은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고령층과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실외 활동을 할 때 고온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사병(열탈진)이 생길 수 있다. 어지럼증, 피로, 오심, 무력감, 발열, 발한, 홍조, 빈맥, 구토, 혼미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그러나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급속 냉각 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열사병은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콜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이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일사병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심부 체온(중심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발작, 정신 착란, 환각, 구음 장애, 혼수상태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심박수가 빨라지고 호흡이 빨라지며 구토와 설사도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면서 "환자에게 찬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은 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철 더위 속에서 장시간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게 돼 근육 경련이 발생하는 '열경련'이 나타나기 쉽다. 이 경우 시원한 그늘에서 근육을 스트레칭 시켜줘야 한다. 최소 몇 시간 정도는 격렬한 운동을 피하고 안정을 취하면서 전해질이 포함된 수액을 마시거나 소금 한 두 티스푼(1리터 기준)을 넣은 물로 보충할 수 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노출될 경우 노인이나 어린이는 외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해 가벼운 실신 증상인 '열실신'이 나타나기도 한다. 단순 열실신은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쉽게 회복된다. 시원한 그늘을 찾아 호흡이나 맥박에 주의하면서 머리를 낮게추고 수액을 보충해준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더위가 심할 땐 바깥 활동을 최대한 삼가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은 150∼200ml 정도의 적은 양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소아는 신진 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고, 체중당 체표 면적비(체표면적을 체중으로 나눈 값)는 커 고온 환경에서 열 흡수율은 높고 땀 생성 능력은 낮아 열 배출이 어렵기 때문에 수분 섭취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정성훈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특히 어린 아이는 초반에 증상이 가볍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열 탈진, 열사병 등 중증 온열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물을 수시로 마시게 하는 등 수분 관리를 꾸준히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덥다고 탄산음료를 과다 섭취하게 되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커져 당 함유량이 적은 이온 음료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탄산음료를 마시면 일시적으로 갈증이 해소되는 듯하지만 당 함유량이 높아 혈당이 높아질 수 있다. 혈당이 높아지게 되면 소변으로 당분이 배출되면서 수분도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갈증을 더 느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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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더위…고열인데 땀 안나는 '열사병' 죽음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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