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 1일 전격 사의 표명
윤석열 구속취소 항고 포기 고발 당해
33년간 임기채운 검찰총장 9명 뿐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심 총장은 지난해 10월 김주현 당시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도·감청 방지 휴대전화인 비화폰으로 두 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2025.06.17.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17/NISI20250617_0020853664_web.jpg?rnd=20250617083309)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심 총장은 지난해 10월 김주현 당시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도·감청 방지 휴대전화인 비화폰으로 두 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2025.06.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특검 수사 대상인 심우정 검찰총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역대 검찰총장 중 16번째 중도 퇴장이다.
심 총장은 1일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의 무거운 책무를 내려놓는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하였을 때 지금 직을 내려놓는 것이 제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16일 임기를 시작해 약 9개월만 동안 검찰을 이끌어 온 심 총장은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옷을 벗게 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 출범한 내란 특검은 한 시민단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이후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우정 총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공수처로부터 이첩받은 상황이다.
또 더불어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단장 추미애 의원)은 주요 인사 살해 계획을 담은 노상원 수첩 등에 대해 증거를 확보하고도 수사하지 않고 있다는 혐의로 심우정 총장 등을 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특검의 수사 대상인 된 심 총장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을 이끌 법무부 장관, 민정수석 인선과 맞물려 자진 사퇴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법무부 장관에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하고,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 봉욱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임명했다.
또한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심 총장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김주현 전 민정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심 총장의 사퇴와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심 총장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해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후 2년 임기를 보장받은 검찰총장 22명 중 이를 모두 채운 총장은 9명 뿐이다.
중도사퇴한 검찰총장은 24대 김두희, 25대 박종철, 27대 김기수, 28대 김태정, 30대 신승남, 31대 이명재, 32대 김각영, 34대 김종빈, 36대 임채진 37대 김준규 38대 한상대, 39대 채동욱, 41대 김수남 총장, 43대 윤석열, 44대 김오수, 46대 심우정 총장이다.
이 가운데 25대 박종철 총장은 '슬롯머신 대부'로 알려진 정덕진씨의 비호세력으로 검찰 간부들이 지목되던 상황에서 취임 6개월만에 자진사퇴했다.
27대 김기수 총장은 한보비리 사건과 관련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구속 부담을 줄이기 위해, 30대 신승남 총장은 친동생이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된 것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2002년 1월 임명된 31대 이명재 총장은 같은 해 10월 발생한 '서울지검 피의자 폭행치사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직했다.
이어 32대 김각영 총장은 당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수뇌부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자 취임 4개월 만에 사퇴했다. '평검사와의 대화'가 그 발단이었다.
34대 김종빈 전 총장은 2005년 동국대 강정구 교수 구속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가 헌정사상 첫 수사지휘권 발동의 '유탄'을 맞고 물러났다.
36대 임채진 총장은 당시 검찰 수사를 받던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고, 다음 총장이었던 김준규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검찰의 입장과 다르게 수정되자 임기 한 달여를 앞두고 사퇴했다.
38대인 한상대 총장은 내부 비리에 이어 이른바 '검란(檢亂) 사태'로 불려질 정도로 강한 내부 반발에 부딪힌 뒤 중도 사퇴했다. 39대 채동욱 총장은 혼외 아들 의혹으로 중도에 물러났다.
41대 김수남 총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19대 대선으로 정권이 교체되자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며 직을 내려놓았다.
43대 윤석열 총장은 당시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추진에 대립각을 세우면서 사퇴했다. 당시 대선을 1년을 남겨 놓은 시점이어서 출마를 위해 사표를 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44대 김오수 총장은 집권 여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을 강행하려 하자 퇴임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인 45대 이원석 총장은 임기를 모두 채웠으나 46대 심우정 총장은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로 인해 직을 지키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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