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기본관세' 받고 기타 추가관세 막을 듯
"EU, 정치적 협의 이상의 능력 있는지 의문"
美 내년 선거…'장기화시 EU에 유리' 전망도
![[서울=뉴시스] 유럽연합(EU) 깃발.](https://img1.newsis.com/2022/07/19/NISI20220719_0001044686_web.jpg?rnd=20220719095103)
[서울=뉴시스] 유럽연합(EU) 깃발.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한 관세 협상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원칙적 수준의 합의를 타결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 시간) "미국과 유럽의 대표들은 뼈대만 남은 무역 협정을 놓고 계속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한 50% 관세를 EU 상품에 부과하지 않기 위한 협정은 (미국) 정부가 수요일(9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인 몇몇 협정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도 "EU는 지난주 포괄적 무역협정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들은 대신 '원칙적 합의', 즉 기본적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칙적 합의로 우선 50% 관세 현실화를 막은 뒤 추가 협상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원칙적 합의를 체결한 국가는 10% 관세를 유지한 채 추가 부과를 검토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국가는 4월 발표된 관세율을 적용하며, 협의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4월 발표치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EU에 20%의 '상호 관세'를 발표했다가 이를 50%로 높인다고 입장을 바꾸며 압박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를 '미국을 갈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고 인식한다.
EU는 보복 관세 부과를 유예한 뒤 자동차 등 산업재 관세 전면 철폐를 목표로 미국과 수개월간 협상을 이어왔으나 이날까지 별다른 성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현재 시행 중인 10% 관세와 자동차 등에 대한 부문별 관세를 일단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추가 협상을 이어나가자는 수준의 원칙적 합의 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가디언은 "EU가 10% '기본 관세'와 자동차·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기타 관세를 유지한 채 협상을 연장하기 위한 정치적 협의 외에 다른 것을 체결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신문에 따르면 EU의 대(對)미국 교역은 1조6000억 유로(약 2574조원)로 영국(3140억 파운드·585조여원)를 크게 상회하지만, EU는 결국 미국-영국 합의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EU는 10% 기본 관세를 수용하는 대신 농산물·의약품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EU 대표인 마로시 셰프초비치 무역·경제 담당 집행위원에게 EU산 농산물에 대해 17%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3일 통보한 상황이다.
다만 EU 주요국 사이에는 여전히 이견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 최대 수출국인 독일은 조기 합의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프랑스는 졸속 합의가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원칙적 합의 타결 이후 세부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EU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P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는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없다"며 "트럼프는 16개월 후 의회 선거(2026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인데, 유럽 지도자들은 2029년까지 투표가 없어 더 오래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