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집값 상승, 작년보다 빠르지만…6·27 대책 강력해"(종합)

기사등록 2025/07/10 15:08:06

최종수정 2025/07/10 16:08:24

7월 금통위 2.50% 만장일치 동결

금통위원 6명 중 4명 "3개월 내 인하"

집값·트럼프 관세 변수에 "숨 고르기"

"6·27 대책에 집값·가계대출 진정 기대"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에 대해 지난해 8월보다 상당히 빠르다고 경계했다. 다만 정부의 6월 가계대출 관리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집값과 가계부채가 다시 진정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은 금통위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2.50%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선 후 올해 2월과 5월 금리를 낮춘 바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리 동결에 대해 금통위원들이 집값과 가계부채 급등을 우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최근 집값과 가계부채에 대해 "지난해 8월보다 상승 속도가 빠르다"며 "해피엔딩이 금방 올지 잘 모르겠다"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 폭이라던지 시기가 빠른 정도가 과도할 경우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의견"이라며 "일단은 (금리 인하를) 쉬고 기대심리가 잡히는지 보자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또 "현재는 경기 진작을 희생하더라도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하는 것이 나타나지 않도록 기대 심리를 안정시키고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우선 순위에 있다"며"한은과 정부가 공조해 부동산 문제를 대응하고 있다고 봐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부동산과 가계대출 불안만 잡히면 다시 추가 인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6명 중 4명의 금통위원들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금리 인하가 머지 않았다고 읽힌다.

이 총재는 정부의 6월 가계대출 관리 방안에 "예상보다 굉장히 강도가 높다"며 "새 정부가 과감한 정책을 발표한 것에 대해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올바른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주택) 거래량이 떨어진 것이 유지되면 가계부채는 다시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택 매입 시 6억원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 영향으로 대책 발표 후 일주일간(6월 30일~7월 3일) 서울 시중은행 창구의 일일 주담대 신청액은 절반으로 줄었고, 가계대출 증가폭도 크게 줄었다.

 다만 추가 인하 시점은 특정하지 않았다. 그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수도권에서 번져 나가기 시작하면 젊은층 절망감부터 시작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8월이면 그 문제가 해결돼서 할 수가 있냐는 (판단이) 어려워 데이터를 보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2.50%로 동결했다. 수출 부진과 소비 위축 등 금리 인하 요인은 적지 않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6년 9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하는 등 부동산 불안이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가계부채 급등세,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등을 감안해 금리 인하 카드를 아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2.50%로 동결했다. 수출 부진과 소비 위축 등 금리 인하 요인은 적지 않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6년 9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하는 등 부동산 불안이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가계부채 급등세,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등을 감안해 금리 인하 카드를 아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이 총재는 최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등에 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소폭 오를 것으로 봤다. 그는 "1차 추경이 반영된 5월 전망치 0.8%에 0.1%포인트를 더하면 0.9%가 된다"면서 "여기서 5월 소비도 조금 좋아지고, 반도체 수출이 좋아 플러스 효과가 더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에 성장률 전망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이 총재는 "상호관세가 8월 1일까지 연기가 됐고, 우리나라 관세 뿐만 아니라  간접 수출이 많은 만큼 베트남, 멕시코를 비롯해 중국 등 관세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금융기관 조직 개편에 있어 한은의 거시건전성정책 논의에 한은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이 총재는  "한은이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력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지배구조가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은이 감독하는 은행 기관 뿐만 아니라 비은행 기관이 커지고 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우려하며 "거시건전성 정책과 관계없이 한은이 비은행 금융기관에 관한 공동 검사나 조사 등의 권한이 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허용하면 다수의 민간화폐가 만들어져 가치가 다르고, 통화정책을 하기도 어렵다"면서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믿을만한 은행을 중심으로 가야한다"고 언급했다.

한은의 예금토큰 사업 '프로젝트 한강' 중단에 대해서는 "비은행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가 퍼지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무조건 따르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정부와 대화 후 부담감이 사그라들면 다음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따라와주길 바란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창용 "집값 상승, 작년보다 빠르지만…6·27 대책 강력해"(종합)

기사등록 2025/07/10 15:08:06 최초수정 2025/07/10 16:08:24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