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약값 1500% 내리겠다”…왜 엉터리 숫자들을 제시하나

기사등록 2025/07/29 05:55:56

최종수정 2025/07/29 07:10:24

“사실 진술보다 아이디어를 설득하기 위한 수사로 활용”

백악관 대변인 “언론, 트집을 잡아도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 숫자 오류 두둔

“가치와 특징을 과장한 부동산 개발업자의 오랜 경험도 영향있을 것” 분석도

[턴베리=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에 있는 자신의 골프 클럽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총리와 회담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5.07.29.
[턴베리=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에 있는 자신의 골프 클럽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총리와 회담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5.07.29.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워싱턴 포스트(WP)는 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한 숫자들이 실현 불가능한 것들이 많았다며 다양한 사례들을 분석했다.

트럼프는 22일 공화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리셉션에서 트럼프는 “우리는 약값을 내릴 것이다. 30%나 40% 안된다. 1500%까지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100% 이상 떨어질 수 없어 그냥 수사에 불과하다.

그는 같은 행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소비자 물가가 내리고 있는데도 오른다고 한다며 “휘발유 가격이 오늘 5개 주에서 갤런당 1.99달러까지 내렸다”고 말했다.

각 주의 평균 휘발유 가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AAA는 갤런당 3달러보다 크게 낮은 주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지난 4개월 16조 달러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지난 한해 미국 전체의 투자가 30조 달러가 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더글러스 A. 콜린스 보훈처 장관 지지율이 92%라며 축하했다. 미국처럼 양극화된 정치 상황에서 그런 기록은 없고, 백악관은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자신의 주장에 구체적인 수치를 붙여 권위와 신뢰성을 부여하려 하지만 종종 틀리고 설득력도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첫 임기에도 3만건 넘는 허위 통계를 쏟아냈다고 WP는 지적했다.

캔자스대 커뮤니케이션학과 로버트 C. 롤랜드 교수는 “트럼프는 통계를 사실적 진술보다는 아이디어를 설득하기 위한 수사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말을 더 설득력 있게 보이게 하려고 통계를 사용하지만 기준도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상대의 실패, 자신의 업적의 위대함, 그리고 자신의 약속의 과감함을 강조할 때 흔히 과장된 숫자나 통계를 동원한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 의료, 외교 정책, 국가 안보 분야에서 역사적인 진전을 이루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승리를 자화자찬하는 것은 옳은 일이며 가짜 뉴스가 아무리 무의미하게 트집을 잡아도 그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지가 맞으면 숫자는 틀려도 별 의미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24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의 만남에서도 엉뚱한 숫자를 들이댔다.

트럼프는 연준 본부 건물 두 곳의 개보수에 31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불평했다. 파월 의장은 고개를 저으며 “그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트럼프가 제시한 31억 달러에는 이미 5년 전에 완공된 마틴 빌딩의 리노베이션 비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통과된 ‘크고 아름다운 감세법’을 위해 5월 30일에는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68%의 증세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이 수치를 반복하며 “생각해 보라, 68%다”라고 강조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법안이 부결될 경우 세금은 약 7.5% 인상될 것으로 예측했다. 여전히 상당한 인상이지만 68%라는 수치에는 한참 못 미친다.

백악관은 논평을 거부했고 팩트체커들도 트럼프가 제시한 수치의 출처를 파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WP는 전했다.

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이 이 수치를 세금 인상 대상 미국인의 비율과 혼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가 숫자를 함부로 다루는 것은 개발업자이자 부동산 거물로 일했던 오랜 경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부동산을 홍보할 때 가치와 특징을 과장한 것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WP는 대통령으로서 트럼프는 때때로 숫자가 무엇을 반영하는가보다 숫자가 어떻게 들리는가에 더 관심을 갖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숫자를 멋대로 사용하면서 방금 발표한 수치의 극적인 본질에 종종 경탄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펜타닐 마약 유통을 이유로 들면서 매년 최대 30만명의 미국인이 약물 과용으로 사망한다고 한 것이 한 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실제 사망자 수가 10만 명에 가깝다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겉보기에 무미건조한 숫자가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아이러니를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하루 4만 명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다고 말할 때 그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엄청난 숫자처럼 느껴진다”며 “다음 단계는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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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약값 1500% 내리겠다”…왜 엉터리 숫자들을 제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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