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80주년 경축사에서 9·19 군사합의 복원 의지
북 흡수통일 우려 잠재우려 하면서도 '비핵화' 강조
구체적 대북 제안 없어…남북 대화 어려운 현실 반영한 듯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08.15.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8/15/NISI20250815_0020934056_web.jpg?rnd=20250815105211)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08.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남북관계 복원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이 새로운 대북 제안을 내놓지 않은 것은 당장 마주 앉기조차 어려운 남북의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15일 광복 80주년 경축사를 통해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적대행위를 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흡수통일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발언으로 읽힌다.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에서 "흡수통일하려는 망상"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 대통령은 9·19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9·19합의는 2018년 4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로 그해 9월 체결됐다. 지상·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적대적 군사 행위를 전면 중지로 하기로 한 합의이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11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에 대응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의결로 9·19합의 일부를 효력 정지했고 북한은 이튿날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에 따라 지난해 6월4일 오후 3시부로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합가 전부 효력정지 됐다. 북한이 GPS 교란, 미사일 발사, 오물풍선 살포 등으로 우리 국민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효력정지 후 정부는 군사분계선에서 5㎞ 이내 육군 사격장에서 포 실사격 훈련을 6년 만에 실시하는 등 9·19합의로 멈췄던 훈련들을 전면 재개했다.
북한도 파기 선언 후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재무장, 해상 완충구역(적대행위 중지구역) 내 포병사격 재개 등을 감행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우리 군은 휴전선 일대 대북 확성기를 철거했는데, 9·19합의 복원 의지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왔다. 대북 확성기 내용은 9·19합의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긴장 완화 조치라는 측면에서다.
우리 군이 먼저 훈련 중단 등을 조치하고 9·19합의 복원 관련 NSC나 국무회의 의결 절차를 거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화답이나 9·19합의 복원 논의를 위한 대화 국면 조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여정은 전날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두번째로 낸 대남 담화를 통해 남북 대화 가능성 자체를 일축했다.
김여정은 정부의 긴장완화 조치를 '헛수고', '너절한 기만극'이라고 비하했다. 북한이 대남 확성기를 철거했다는 우리 군 발표도 부인했다. 남한을 '가장 적대적인 위협세력'으로 헌법에 명시하겠다는 예고도 했다.
아울러 북한은 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다시금 강조한 '비핵화 원칙'을 폐기 대상으로 삼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야 대화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비핵화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고 단정하고 있다. 김여정은 "잠꼬대 같은 《비핵화》"라고 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북측이 화답하길 인내하면서 기대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이 같은 현실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광복 80주년 경축대회 연설에서 한국과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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