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새 野 대표와 당연히 대화해야…대통령과 與 대표 입장은 달라"

[워싱턴·서울=뉴시스]김경록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6일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로 분류되는 김문수·장동혁 후보 중 한 명이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되는 것과 관련해 "일단 야당의 대표가 법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오후(현지시간) 한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 워싱턴DC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와 대화할 것이냐'는 물음에 "참 어려운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탄핵에 반대하는, 그야말로 내란에 동조한 것 같은 정치인 지도 그룹이 형성되면 그냥 용인할 거냐 그 말 아닌가"라고 되물으면서도 "야당은 배제해서는 안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힘들더라도 대화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란 세력과는 손 잡지 않겠다'며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공식성상 악수를 거부하고 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야당을 대하는 인식이 다른 것인지 물음에는 "저는 정청래 여당 대표의 입장과 대통령의 입장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당의 도움을 받아서 여당의 입장을 가지고 대통령 선거에 이긴 것은 맞는데, 당선돼서 국정을 맡은 순간부터는 여당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며 "저는 국정을, 양자를 다 통합해서, 국민을 대표해서, 국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지휘해야 될 입장이니까 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이 하락한 데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국민들의 지지도라는 게 나쁘게 변하면 기분이 좋을 리 있겠나"라면서도 "거기에 너무 연연하면 판단이 흐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어 "국정이라고 하는 게 그냥 인기 끌려고 유리한 것만 만들면 살림이 잘 될 리 없지 않나"라며 "조세 개편 문제도 그냥 세금 없애주겠다고 하면 인기는 있다가 결국 나라 살림이 망가지기도 하지 않나.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 요인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상당 부분이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도 한다"고 했다.

새 정부의 대북 유화적 메시지에도 '허망한 개꿈' 등 계속되는 북측의 날선 반응에 대해서는 "일부 표현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며 "큰 흐름 중 돌출 부분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실명을 거론하며 "리재명은 력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직격한 데 대해서도 "그 성명을 보고 화가 나거나 전혀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김 부부장이 제가 위인 되기는 어렵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위인 되기를 기대하나 보다는 생각도 얼핏 들었다"며 "사람들의 말에는 복선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통제 할 수 없는 외부 상황"이라며 "자연의 일부처럼 넓은 강도 좁은 강도 있는데, 왜 이 강이 넓고 깊냐고 원망한들 아무 의미가 없다. 그냥 우리는 강을 건너야 한다"고 표현했다.

'판문점 선언'이 발표된 2018년 4월과 비교했을 때 현재의 남북 상황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상황은 안 좋다"며 "불신도 매우 깊어졌고, 적대감도 매우 커졌고, 북한 무기 개발 정도도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고 또 주변국 관계도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문제 해결의 방향과 목표는 같다"며 "예를 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대화·소통·협력의 필요성,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이 가야 될 한반도 정책엔 변함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10월 말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할 것인지 여부에는 즉답하지 않았다.

다만 이 대통령은 "각고의 노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확보해 나가는 게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라며 "이런 우리 입장을 주변 국가들에게 총력을 다해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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