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트럼프에 "피스메이커 하시면 지원"
트럼프, 김정은 여러 차례 언급하며 대화 의지
구체적 대북제안 언급 없어…북, 상황 주시할 듯
![[센토사=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모습. 2025.08.26.](https://img1.newsis.com/2025/07/29/NISI20250729_0000524671_web.jpg?rnd=20250729090144)
[센토사=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모습. 2025.08.26.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만남에서 북미대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상견례 성격의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북미대화 의지를 밝혔지만, 당분간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적극 지지 의사를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재차 확인하면서 회담 가능성을 띄웠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평화)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는 북한과 관련해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히 가능하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이 북미접촉의 촉진자·중재자 역할을 할 여력이 거의 사라진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3년 말부터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수하고 있다. 주인공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도 고려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 차례 만난 적이 있는 김 위원장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데 발언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아주 좋은 관계를 구축하게 되었다"며 "우리는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한 성과였다"고 했다.
또 "저는 적절한 시기에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수차례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해왔다. 이번에도 과거 인연을 상기한 것으로, 북미대화 의지를 재확인하며 김 위원장에게 일종의 대북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미는 있다.
다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할 구체적인 제안이나 새로운 구상은 언급되지 않았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확고히 내세운 만큼, 단기간에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북미 정상 간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비핵화 논의는 "상대에 대한 우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접촉 출로를 모색"하라고 요구했다.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전제로 한 대화에만 응하겠다는 강경 입장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미 2023년 최고법인 헌법에 '핵무력 고도화'를 명시하며 비핵화 협상 여지를 제도적으로 차단한 바 있다.
북한은 이르면 올해 말로 예상되는 9차 당대회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데, 9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대미·대남 전략을 확정할 때까지 국제정세를 지켜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러시아'를 뒷배로 삼고 있어 북한에 보다 유리한 전략적 환경이 조성된 것도 북미대화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요인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비핵화의 '비'자도 꺼내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미국은 일단 만나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일종의 주도권 다툼이 있는 것이고,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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