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계기 북미 대화 가능성에 "아직 특정할 수 있는 단계 아냐"
"통상·안보 협상, 복합적 얽혀…결과적으론 명문화 거칠 가능성 높아"
"큰 산 넘긴 했지만 가야할 길 남아…혼신의 노력 다하겠다"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강훈식 비서실장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8/26/NISI20250826_0020947052_web.jpg?rnd=20250826121110)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강훈식 비서실장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경록 조재완 기자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음 달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며 이 정보가 한미 정상회담의 긍정적 흐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에 대한 대통령실의 인식을 묻자 "우리 정부는 관계기관을 통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도 이런 영향들이 베이스로 깔려있다"며 "우리가 잘된 것들이 이쪽(북한)이 이렇게 움직이는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해볼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북미 대화에 대해서는 "적어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 대화해야겠다는 정도의 의지는 보여준 것이라서 방식이나 시기에 대해 아직 특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적어도 그것을 부정하지 않았던 것만 해도 남북 간 채널을 열고 대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강훈식 비서실장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정 비전과 주요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19.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8/19/NISI20250819_0020939479_web.jpg?rnd=20250819160233)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강훈식 비서실장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정 비전과 주요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19. [email protected]
수지 와일스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면담 추진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판단이 있었다는 뒷이야기도 밝혔다.
강 실장은 면담 추진 배경에 대해 "첫 통상 협상을 마치고 미국 내 정책 결정권자와 다양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게 저희 판단이었다"며 "상무라인, USTR 관세라인, 안보라인과 별도로 정무라인이라는 비서실장 라인이 나름 또 다른 존재의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서실장이 독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발제는 제 몫이었지만 대통령께서 이 판단까지도 같이 하셨다"고 덧붙였다.
강 실장은 25일(현지시간) 오전 10시30분부터 40여분 간 와일스 실장과 면담했다며 "대화가 나름 이뤄졌고 우리가 뭐가 답답하고 어려운지, 미국측은 뭘 원하는지 비교적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한국에서 숙청·혁명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는 트럼프 대통령 소셜미디어 글에 대한 오해를 풀어달라는 요청도 이 자리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생중계로 공개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대화에 대해서는 "발군이셨다"며 추켜세웠다.
강 실장은 "우리가 써드린 원고보다 본인이 원고를 더 유기적으로 만들어서, 지금 언론에서 칭송하고 있는 표현 대부분은 그런 표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대통령님께서 피스 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 메이커로 지원하겠다"는 등과 같은 이 대통령 발언을 염두에 둔 설명으로 풀이된다.
강 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로 굳건해진 미국과의 신뢰 관계를 꼽았다. 그러면서 "향후 우리의 뉴노멀시대 협상에서도 좋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향후 협상에서 불확실성이 조금은 제거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방명록 작성 때 사용한 만년필을 선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8/26/NISI20250826_0020947323_web.jpg?rnd=20250826155305)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방명록 작성 때 사용한 만년필을 선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email protected]
그러나 앞으로 남은 미국과의 통상·안보 협상을 두고 "다시 또 여러가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강 실장은 "품목관세 뿐만 아니라 나중에 결과적으로는 어떤 명문화 형식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분야별 협상이 연동돼 있어 특정 세목에 대해 '잘 되고 있다'고 답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투자) 2000억 달러도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논쟁과 쟁점들이 다른 연결고리들과 다 붙어있다. 심지어 안보랑도 연결돼 있고 주한미군 주둔 문제나 여러 문제들이 같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상을 담당하는 여러 장관들끼리 유리한 걸 받아내기 위해 '이거 안 되면 이것도 안 된다고 해'와 같은 식의 진행이 이뤄지고 있어 하나만 빼서 말하는 게 위험하다"며 구체적인 협상 상황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장동혁 신임 국민의힘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야당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고 그 소통을 적극적으로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다"며 "야당이 원하는 어떤 주제든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장 대표가 '대통령실의 정식 제안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 데 대해선 "어제(27일) 정무수석이 가서 말하지 않았나. 공식 제안이라면 문서로 보내야 하나"라고 되물으며 "의제가 안 맞아서 못 만난다고 하거나 형식이 안 좋아서 못 만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국민이 답답한 부분, 정치가 답답한 부분을 함께 해결해주는 마음으로 장 대표가 대통령실의 성의 있는 제안을 헤아려달라"고 요청했다.
강 실장은 "큰 산을 넘기는 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다"며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국가와 관계를 슬기롭게 관리해야 하는 과제도 놓여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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