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척 진 모디와 리무진서 45분 밀담
러 언론 "즉흥적 결정"이라면서도 요란하게 보도
김정은 태우고 연회장까지 동승…"우애" 과시
러 언론
![[서울=뉴시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1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무진에서 회담하는 모습. (출처 모디 X 계정) 2025.9.4.](https://img1.newsis.com/2025/09/04/NISI20250904_0001934479_web.jpg?rnd=20250904080947)
[서울=뉴시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1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무진에서 회담하는 모습. (출처 모디 X 계정) 2025.9.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리무진을 개인 외교에 적극 활용하면서 외국 순방 중에도 “홈 어드밴티지(home advantage)를 누리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푸틴은 지난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당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자신의 아우루스 리무진에 태운 채 45분 동안 비공개회담을 가졌다.
두 사람의 ‘리무진 밀회’가 길어지면서 다른 정상들은 기다려야 했다.
푸틴은 3일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리무진에 태워 두 사람의 우애를 과시했다.
러시아 대통령궁은 두 번의 동승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러시아 언론은 푸틴이 자신의 차에 태운 외국 정상들 중 가장 위상이 높은 모디와 동승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두 정상의 탑승 장면이 카메라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충분한 시간 동안 진행되면서 모디와 척을 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겨냥해 단합을 과시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러시아 언론인 파벨 자루빈은 푸틴에게 거의 무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는 레드카펫에 정차해 있는 푸틴의 리무진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흥분한 목소리로 ”방금 푸틴과 모디가 함께 차를 타기로 했다“고 전했다.
자루빈이 ”몇 분전에 결정된 일로 아무도 몰랐던 일“이라고 요란하게 전하는 동안 모디와 푸틴이 아우루스에 올랐고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러시아 국영 TV가 이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무대에서 고립된 푸틴이 중국에서 따듯한 환영을 받고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푸틴은 뒤에 리무진에서 알래스카에서 있었던 트럼프와 회담에 대해 대화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회담 3일 뒤 모디에게 전화해 회담 결과를 설명했던 그였다.
모디는 뒤에 푸틴의 리무진에서 촬영한 사진을 X에 올리면서 ”푸틴과 대화는 언제나 통찰력을 준다“고 썼다.
푸틴은 아우루스 리무진을 정상외교에 적극 활용해왔다.
지난해 모스크바를 방문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통령을 태웠고 2018년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태웠다.
지난해 2월엔 김정은에게 생일 선물로 줬고 몇 달 뒤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과 번갈아가며 운전했다.
당시 러시아 대통령궁은 푸틴이 운전석에 앉아 농담하자 김정은이 폭소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푸틴은 2005년 러시아를 방문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소련제 볼가 가즈-21 리무진을 몰아보도록 했다.
당시 부시는 기자들 앞으로 차를 몰고 와 푸틴이 ”운전 교습“을 시켜준다고 농담했다.
앞서 푸틴이 미국을 방문한 2001년 11월에는 부시가 자신의 텍사스 목장에서 픽업트럭에 푸틴을 태우고 달린 적이 있다.
또 지난달 알래스카 미러 정상 때는 트럼프가 푸틴을 자신의 ”더 비스트“ 전용차에 태우기도 했다.
1990년대 러시아 지도자들은 주로 벤츠 등 서방 차량을 이용했다.
아우루스 대통령 전용차는 2013년 개발이 시작돼 2018년 완성됐다. 독일의 포르셰와 보쉬가 엔진 개발을 도운 이 차는 러시아의 ”롤스로이스“로 불렸다.
푸틴이 2018년 대통령직에 복귀했을 때 처음 사용됐고 그해 푸틴과 트럼프가 핀란드에서 회담할 때 처음 해외로 나갔다.
아우루스 리무진은 2021년부터 일반에도 판매가 시작됐다. 푸틴이 타는 세나트 등급의 가격은 4850만 루블(약 8억3460만 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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