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中 꿈꾸는 세계 질서, 첨단 무기로 뒷받침될 것이라는 메시지”
“러·北·이란 등 잠재 무기 구매국에 군사 장비 과시 기회로”
“中, 글로벌 공공재 공급자로서 미국 대체 능력·의지 없어” 비판도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부대를 사열하고 있다.2025.09.04.](https://img1.newsis.com/2025/09/03/NISI20250903_0020960225_web.jpg?rnd=20250903232049)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부대를 사열하고 있다.2025.09.04.
[서울=뉴시스]구자룡 기자 = 중국이 3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항일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이 자유를 얻도록 도운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열병식을 통해 “전세계의 이목이 중국에 집중됐다”(환구시보)고 자평했지만 화려한 군사 퍼레이드가 군부 숙청의 그림자를 가리려고 한다거나, 무기 구매 국가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3일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전사의 정신을 회복하고 억제력을 재확립하기 위해 역사적인 방식으로 미군을 재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러시아와의 갈등을 원하지 않지만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대표 카야 칼라스는 “베이징에 모인 독재자들이 새로운 세계 질서로 가는 빠른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4일 보도에 따르면 칼라스 대표는 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는 것을 언급하며 “이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 시스템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단순히 상징적인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롭게 생겨나는 세계 질서에 맞서기 위해서는 유럽의 지정학적 영향력과 경제적 힘으로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외교정책위원회(AFPC) 래리 워첼 연구원은 열병식에서 첨단 무기를 선보인 것은 중국이 국가적 자부심을 강조하는 것 외에도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잠재적 무기 구매국에 군사 장비를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중국이 보여준 정교한 무기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군 지도부 숙청을 거친 중국군이 이를 효과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조직 및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유럽 외교관계위원회(ECFR) 펠로우 알리샤 바출스카는 “중국의 승리감 넘치는 수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글로벌 공공재 공급자로서 미국을 대체할 능력도, 의지도 전혀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권과 달리 중국은 현 상황을 활용해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일부 전문가들은 열병식이 군 현대화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고위 간부들의 숙청을 은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불규칙한 정책으로 동맹국과 적대국 모두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중국의 군사력과 외교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글로벌 차이나 허브 소속 대만 연구원 쑹원디(宋文笛)는 “시 주석은 중국이 이제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국제 시스템의 불확실성의 주요 원인은 중국의 늑대전사 외교가 아니라 트럼프의 일방주의”라고 지적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외교 정책 분석가 존 친은 “열병식을 시 주석은 중국군 현대화의 상당한 진전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인민해방군이 겪고 있는 지속적인 문제, 특히 지도부 숙청 문제를 가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CNN은 열병식은 시진핑이 꿈꾸는 중국 주도 세계 질서가 경쟁국보다 앞서 있는 첨단 무기로 뒷받침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외부 세계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CNN은 열병식에 나온 거대한 군사 장비는 중국이 자신의 말을 뒷받침할 산업적 힘을 가지고 있으며 시 주석의 세계관을 실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반면 이러한 산업 역량은 미국이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승리하면서 구축했던 것이지만 미국은 더 이상 중국처럼 대량의 무기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CNN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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