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규제에 청약 '내 집 마련' 수요 위축…분양 시장 양극화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잠수교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5.09.16.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16/NISI20250916_0020977439_web.jpg?rnd=20250916104436)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잠수교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5.09.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출 규제 이후 분양 시장이 현금 부자만의 리그로 재편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 소득 수준이 되더라도 당장 보유한 현금이 없으면 분양시장 문턱을 넘기가 사실상 어렵다 보니 내 집 마련을 미루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전국 아파트 13만7796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에서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는 총 156개 단지, 13만7796가구(일반분양 6만469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 실제 분양물량(총 7만1176가구·일반분양 5만1911가구)과 비교해 총 가구수 기준으로는 약 94% 많은 수준이다.
다만 일반분양 기준으로는 약 25% 증가하는 수준이다. 하반기에는 정비사업 등 대단지 공급이 대거 계획되면서 전체 공급 예정 규모는 확대됐지만, 실제 청약 가능한 일반분양 물량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출 규제로 청약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분양분석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평균 1순위 청약 경쟁률은 9.08대 1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경쟁률이 10대 1 이하로 떨어진 것은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2021년에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전국 평균 20대 1이 넘었다. 당시 서울, 세종 등은 100대 1을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고 경기, 인천, 울산, 대전, 대구, 광주 등도 경쟁률이 20대 1을 넘어섰다. 팬데믹 이후 기준 금리 오름세가 시작됐던 2022년에는 경쟁률이 급감했다. 2022년 10월에는 10대 1 이하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하락을 거듭하면서 2023년 4월에는 4.81대 1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회복 분위기를 타면서 2025년 5월에는 14.79대 1을 기록했으나, 올 6월 이후 청약 시장이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이는 수도권 등의 주택담보대출 금액을 최고 6억원으로 제한 실거주 의무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6.27 대책이 청약 시장을 위축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경쟁률을 보면 서울이 99대 1에서 88대 1로 떨어지고 광주, 전남, 경남, 경북 등의 지역은 평균 경쟁률이 2대 1 이하로 집계됐다. 서울은 '제기동역 아이파크'가 평균 92.18대 1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1년 전 100대 1을 넘던 것에는 못 미치는 분위기다.
최근 올해 들어 수도권 첫 청약 가점 만점자가 나온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은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는 약 2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10억원가량 낮지만, 중도금 대출 6억을 제외한 14억원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분양시장에선 현금 부자들만 참여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금력을 갖춘 현금 부자만 아니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상급지 분양 단지 청약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강화로 분양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6·27 대출 규제로 인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분양시장이 현금 부자들 위주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현금 부자들이 분양 시장을 주도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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