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이 빠질 것처럼 아파요"…40·50대 여성 '이 질환' 급증

기사등록 2025/10/16 10:00:04

최종수정 2025/10/16 10:14:33

작년 골반장기탈출증 환자 2만9415명…17.5%↑

과도한 복부 근력 운동에 40~50대 환자도 늘어

배뇨·배변 곤란 2주 이상 심해지면 진료 받아야

[서울=뉴시스] 골반장기탈출증은 여성의 골반저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서 방광, 자궁, 직장 등이 아래로 내려오는 질환이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서울=뉴시스] 골반장기탈출증은 여성의 골반저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서 방광, 자궁, 직장 등이 아래로 내려오는 질환이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골반장기탈출증은 여성의 골반저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서 방광, 자궁, 직장 등이 아래로 내려오는 질환이다. 주로 배뇨장애, 변비, 하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골반장기탈출증 환자는 2020년 2만5031명에서 2024년 2만9415명으로 약 17.5% 증가했다.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40·50대 여성 환자도 같은 기간 약 10% 가까이 늘어나며 더 이상 고령층만의 질환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과거 골반장기탈출증의 주요인으로는 출산과 노화로 인한 골반저 근육과 인대의 약화에서 비롯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직업적 활동, 과도한 복부 근력 운동이나 필라테스 등 복압을 높이는 운동 습관 등이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어 젊은 여성층에서도 발병 위험이 커지고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증상 악화를 막고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하복부 묵직함 ▲질 압박감 ▲배뇨 시 잔뇨감 ▲변비나 배변 곤란 등 흔한 불편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밑이 뻐근하게 빠지는 것 같다'거나 '자궁이 튀어 나오는 느낌이 든다' 등을 호소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단순 피로나 일상적 증상으로 오해하기 쉽고 간헐적으로 나타나기도 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심해지면 앉거나 오래 서 있을 때 불편이 커지고,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서 보행 불편과 수치심 등으로 외부 활동을 꺼리게 되며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초기 증상은 방치할수록 악화되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하복부 불편이나 배뇨·배변 곤란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질 때, 또는 질 내부에 이물감·혹이 만져지는 느낌이 반복될 때는 산부인과나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질을 통해 장기(방광, 자궁, 직장 등)가 얼마나 내려왔는지에 따라 1기부터 4기까지 분류된다. 장기들이 질 입구 안쪽으로 1㎝ 이내로 내려온 초기 상태를 1기라고 하며, 장기들이 외부로 나올 듯 말듯한 정도까지 진행된 상태를 2기, 장기들이 외부에서 만져질 정도로 탈출한 상태가 되면 3기, 완전히 탈출한 상태면 4기라고 한다. 

3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 증상이 심각해져 환자의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돼 수술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수술로 장기를 원래 위치에 복원하더라도 수년 내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 재발이 최대 40%까지 보고되기도 한다. 수술 후에도 복압을 높이는 생활습관이 지속될 경우 재발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수술 이후에도 관리가 중요하다.

수술 후 3~6개월간은 골반저 조직이 다시 자리를 잡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복부에 과도한 힘을 주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무거운 물건 들기, 복근 운동, 장시간 서 있기, 변비나 기침으로 복압이 반복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배변 시 힘을 과도하게 주지 않도록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수분을 충분히 마셔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골반저 근육 강화 운동을 꾸준히 시행하면 골반 장기를 지지하는 힘을 높여 재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의 원인은 복압이 높은 활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데 있는 만큼 불필요한 복압 상승을 줄이는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 신정호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변비를 예방해 배변 시 힘을 과도하게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무거운 물건 들기나 과도한 복근 운동이나 근력 운동으로 인한 복압을 높이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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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이 빠질 것처럼 아파요"…40·50대 여성 '이 질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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