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인니 대사 "韓기술-인니 자원 결합시 불확실성 속 공급망 안정"

기사등록 2025/10/26 06:00:00

최종수정 2025/10/26 06:02:24

2014~17년 주한 부대사 지낸 '한국통'

"APEC서 식량안보, 에너지 전환 논의"

"EV 배터리 등 고부가 산업 협력 기대"

[서울=뉴시스]체첩 헤라완 주(駐)한국 인도네시아대사. (사진=주한국 인도네시아대사관 제공) 2025.10.24.
[서울=뉴시스]체첩 헤라완 주(駐)한국 인도네시아대사. (사진=주한국 인도네시아대사관 제공) 2025.10.24.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체첩 헤라완 주(駐)한국 인도네시아대사는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인력을, 한국은 첨단 기술과 자본을 보유한 상호 보완적 관계"라며 "강점을 결합하면 공급망 안정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헤라완 대사는 24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적 차원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회복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강화가 핵심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4월 주한 대사로 서울로 부임한 그는 이미 2014~2017년 한국에서 부(副)대사를 지낸 바 있는 '한국통'이다.

대사 부임 첫해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치르게 된 헤라완 대사는 "APEC에서 식량안보·에너지 전환에 관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공동의 가치와 비전을 바탕으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 경제협력이 상품 교역을 넘어 투자·전문인력 이동으로 확대되고 있고, 향후에는 전기차 배터리·녹색에너지·디지털경제·창조산업 등 고부가가치산업에서 혁신과 지속가능 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헤라완 대사와의 일문일답.

-이번 달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준비 중인 주요 의제는 무엇이고, 이를 한국과 어떤 협력을 기대하고 계신가요.

"인도네시아는 APEC 정상회의에서 ▲식량안보 ▲에너지 전환의 두 가지 과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입니다.
식량안보는 기후변화와 전 세계적 식량 가격 변동 속 최우선 과제입니다. 농업 생산성과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APEC 회원국간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의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혁신적인 기술 발전을 촉진하면 모든 회원국의 식량안보를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의제는 에너지 전환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APEC 회원국들이 청정·재생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도록 독려할 것입니다. 또 청정에너지 기술 교류, 투자 촉진을 통해 인류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공동의 가치와 비전을 바탕으로 긴밀히 협력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겠습니다."

-한국 정부는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신남방정책'과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추진해왔습니다. 인도네시아가 가장 중시하는 양국간 협력 분야는 무엇인가요.

"'신남방정책'과 후속 '한-아세안 연대 구상'은 한국과 아세안, 그리고 인도네시아 간의 상호 호혜적 협력을 폭넓게 진전시키는 중요한 틀로 작용해왔습니다. 한국은 '공동번영, 평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동남아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특히 '아세안-한국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협력을 한층 심화하는 전기가 될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전통적인 분야인 무역·투자·인프라 협력뿐 아니라 녹색 전환, 디지털 혁신, 해양 협력, 인적 교류 등 신흥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것입니다.
2023년 1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되고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시행된 이후 여러 부문에서 큰 발전이 있었습니다. 특히 배터리와 고무 제품은 2024년 양국 교역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음에도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양국간 상호 보완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RCEP, CEPA,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세 가지 무역협정을 맺고 있으며, 단순 상품 교역을 넘어 투자 및 전문인력 이동으로 경제 협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 녹색에너지, 디지털경제, 창조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양국이 혁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국으로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또 한국과의 공동 대응 방안이 있을까요?

"아세안 핵심국이자 글로벌 사우스 선도국으로서, 인도네시아는 주요국간 균형과 실용적 협력을 중시하는 자주적이고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유지해왔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도 균형 있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주도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은 진영 중심의 봉쇄 전략을 거부하고, 포용적 협력과 안정·대화를 지향합니다.
경제적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의 핵심 과제는 회복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강화입니다.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매우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인력을, 한국은 첨단 기술과 자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의 강점을 결합하면 공급망 안정, 부가가치 산업 발전,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이 북한을 공식 방문했습니다. 북한 핵문제 및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외교부 장관의 12년 만의 평양 공식 방문은 인도네시아가 북한과의 고위급 외교관계를 복원하려는 중요한 노력입니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오랫동안 견지해온 '비동맹·가교외교'의 전통과 맥을 같이 하는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외교 정책의 일환입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폐쇄됐던 주북한 인도네시아대사관을 올해 재개관함으로써 외교 교류를 되살리고 있으며, 북한과 아세안 간의 교류 확대를 촉진할 것입니다. 아울러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주도 메커니즘을 통한 참여를 장려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부(副)대사에 이어 대사로서 두 번째 한국 근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대사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과제는 무엇인가요.

"따뜻한 국민성과 빠른 기술 발전, 그리고 잘 보존된 문화유산이 어우러진 한국은 저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긴 나라입니다. 서울로 돌아오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임기 동안 양국이 보다 긴밀하고 상호 호혜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자 합니다.
저는 ▲경제 분야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교육·문화·청년 교류 확대 ▲기후변화·식량안보·에너지 전환 등 글로벌 과제 협력 강화의 세 가지 목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한국 내 인도네시아 국민의 보호와 복지 향상도 중요한 임무입니다.
특히, 한국 문화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양국간 문화 교류의 다리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음악·영화·애니메이션·디지털콘텐츠 공동 제작, 장학금·인턴십·스타트업 협력 등 청년 교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 연결 강화 등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아시아 문화 협력의 선도국이 될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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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인니 대사 "韓기술-인니 자원 결합시 불확실성 속 공급망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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