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지역농협·수협 조합장 선거 멀티메시지 선거운동 금지 위헌"

기사등록 2026/04/29 17:44:05

7대 2 의견으로 헌법불합치…올해 말까지 개정해야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당선인들이 청구

헌재 "조합 결사의 자유와 후보자 표현 자유 침해"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4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헌법재판관들과 입장하고 있다. 2026.04.2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4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헌법재판관들과 입장하고 있다. 2026.04.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헌법재판소가 농협·수협 등 공공단체의 조합장 선거 과정에 음성·화상·동영상 등을 포함한 문자메시지로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를 금지한 법령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29일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 28조 2호 본문을 상대로 제기된 헌법소원심판과 위헌법률심판 청구 2건을 병합 심리한 후 재판관 9명 중 7명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가능한 범위를 정한 위탁선거법 28조 2호 중 '문자 외의 음성·화상·동영상 등은 제외한다' 부분이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현행 위탁선거법은 공공단체 후보자 등이 음성·화상·동영상 등을 포함한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한 경우 처벌하도록 한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024년 1월 개정 전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했다.

헌재는 이번 결정으로 개정되기 이전 조항의 적용을 즉시 중지하도록 했다. 이 조문을 적용한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도 법령의 적용이 중단된다.

다만 현행법은 올해 12월 31일을 입법 시한으로 정해 그 때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국회가 그때까지 법을 고치지 않으면 효력을 잃게 된다.

청구인 A씨는 지난 2019년 3월 모 농협 조합장 선거에 당선된 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신의 얼굴과 약력, 기호가 포함된 선거공보 화상(영상)을 조합원들에게 문자로 발송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같은 해 12월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고, 항소심이 진행되던 도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재판부가 각하하자 이듬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A씨는 현재 유죄 판결이 확정된 상태다.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던 B씨 신청을 받아들인 인천지법 재판부의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심리됐다.

[서울=뉴시스]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2023년 3월 7일 오후 서울 문정동 송파농업협동조합 본점 대회실에 마련된 문정2동투표소에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투표소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04.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2023년 3월 7일 오후 서울 문정동 송파농업협동조합 본점 대회실에 마련된 문정2동투표소에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투표소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04.29. [email protected]
제청을 신청한 B씨는 지난 2023년 3월 모 지역 수협 조합장 선거 당선인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신의 사진·성명·기호 등이 나타난 사진을 첨부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인천지법 재판부는 음성·화상·동영상 일체를 선거운동 수단으로 쓰지 못하게 한 조치는 과도하다고 다퉜다. 또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규정한 같은 법률이나 공직선거법에서 멀티메시지 전송을 허용한 점에 비춰 근거 없는 차별이라고 했다.

헌재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였다.

김상환 헌재소장 등 7명의 법정의견은 "위탁선거법상 조합장선거의 선거운동기간은 13일"이라며 "후보자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단시간에 전달할 수 있는 선거운동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농협 및 수협 단체의 기관 구성에 관한 결사의 자유와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했다.

위탁선거법에 포함된 형벌 조항으로 선거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고, 조합원이 소수에 그쳐 문자 발송 비용 문제로 후보자 간 경제력의 차이에 따른 불공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점도 들었다.

반면 정정미·조한창 재판관은 합헌 입장의 반대 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조합장 선거는 선거인들이 비교적 소수여서 서로를 잘 알고 있고, 인정과 의리를 중시하는 특정 집단 내에서 이뤄지므로 정책보다는 후보자와의 친소 관계에 따라 선거권을 행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는 특성 때문에 선거를 자칫 과열과 혼탁으로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A씨와 B씨는 개정 전의 위탁선거법 조항이 적용돼 기소됐던 만큼 형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유죄가 확정된 A씨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으로 재판이 중단된 B씨는 헌재의 결정 취지를 반영한 입법시까지 계속 재판이 중단되고, 법령이 효력을 잃게 된다면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여겨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헌재 "지역농협·수협 조합장 선거 멀티메시지 선거운동 금지 위헌"

기사등록 2026/04/29 17:44:05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