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여성 소방관…“노래방 가자” 갑질 피해 논란(종합)

기사등록 2026/06/11 18:54:55

최종수정 2026/06/11 18:59:51

카톡서 "술·커피 심부름…둘이 노래방 가자" 토로

유족 측 "직장 내 괴롭힘, 조직적 은폐·책임 전가"

소방노조 "괴롭힘·음주 강요…구시대적 악습"

李대통령 "국조실서 철저 조사…최대 수준 문책"

[광주=뉴시스] 숨진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 A씨가 약혼자 B씨와 나눈 대화. (사진=약혼자 제공) 2026.06.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숨진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 A씨가 약혼자 B씨와 나눈 대화. (사진=약혼자 제공) 2026.06.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이현행 기자 = 광주소방본부 소속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 사건이 직장 내 갑질과 음주 강요 의혹, 감찰 묵살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유족과 소방노조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선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도 직접 철저한 조사와 엄중 문책을 지시했다.

술 못 마시는 여직원에 음주 강요·부당 지시

사건은 지난해 10월 광주소방본부 소속 여성 소방공무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올해 결혼을 앞두고 양가 상견례까지 마쳤던 A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가족과 동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유족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공노총 소방노조)은 A씨가 생전 상급자들로부터 음주 참석 압박과 사적 심부름 지시,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11일 유족이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는 A씨가 약혼자에게 "나 진짜 많이 마셨엉", "빨리 와유", "죽을 것 같유"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힘들어한 정황이 담겼다.

또 "커피랑 술 심부름 시킴" "캐리어 2개 가져가야겠다"는 내용과 함께 해외여행을 앞두고 상급자의 요구로 술과 커피를 사오게 됐다는 취지의 대화도 공개됐다.

이밖에 "나 노래방 가야 될 것 같은데. C님이랑 둘이…가시고 싶다는데…"라는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부적절한 회식 문화 의혹이 제기됐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숨진 여성 소방공무원 약혼자가 발언하고 있다. 2026.06.11. lhh@newsis.com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숨진 여성 소방공무원 약혼자가 발언하고 있다. 2026.06.11. [email protected]

'남자친구 문제' 적시 사망 면직서…광주소방본부 대응 논란

논란은 A씨 사망 이후 광주소방본부의 대응 과정으로 이어졌다.

유족 측에 따르면 광주소방본부는 A씨가 숨진 지 일주일 만인 지난해 10월10일 결재한 사망 면직서 공문에 고인의 심리상담 내용을 인용하며 '남자친구와의 관계 어려움 호소'라는 문구를 기재했다.

유족은 해당 문구가 사실상 사망 원인을 '개인적인 연인 관계 문제로 해석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문서가 내부 인사 시스템에 공개 상태로 게시되면서 조직 내에서 왜곡된 소문이 확산했고, 이 과정에서 유가족과 약혼자가 2차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약혼자 B씨는 "사망 면직서에 기재된 내용으로 인해 고인의 죽음이 개인적인 문제 때문인 것처럼 알려졌다"며 "사실관계 확인 없이 작성된 문서가 또 다른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지난해 12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광주소방본부에 강하게 항의했으나 이후에도 실질적인 감찰과 재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유족과 노조는 올해 5월 소방청에 직접 감찰을 요청했고 현재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06.11. lhh@newsis.com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06.11. [email protected]

소방노조 "구시대적 악습 철저히 조사해야"

공노총 소방노조도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직문화 개선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노조는 일부 간부들의 갑질 행태와 회식 중심의 음주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관련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창석 소방노조 위원장은 "20년 넘게 소방 조직에 몸담았지만 신입 시절 존재하던 구시대적 악습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음주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 의혹, 감찰 부실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 "국조실서 조사…최대 수준 문책"

이재명 대통령도 직접 진상규명을 지시하며 최대 수준의 문책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직도 이런 구태 공직자들이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회식 음주 강요 등 소방관의 사망 원인과 경위는 물론 감찰조사 요청 묵살 경위까지 철저히 조사하라"며 "조사 주체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소방청이 아닌 국무조정실이 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사 결과 음주 강요와 감찰 조사요구 묵살이 사실로 드러나면 징계는 물론 형사처벌, 민사 손해배상 후 구상청구까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문책을 하겠다"며 "다시는 이 나라에서 회식 음주 강요 같은 직장 내 악성 갑질이나 부정부패 은폐 묵살은 꿈도 꿀 수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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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여성 소방관…“노래방 가자” 갑질 피해 논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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