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직대 "깊이 사죄…민주적 통제 확립"
외부위원 과반 쇄신TF·내부비리수사대 신설
잇단 대책에도 유착 의혹…자정 능력 검증대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07.10. since19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0/NISI20260710_0021358148_web.jpg?rnd=20260710094344)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07.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외부위원 중심의 쇄신 태스크포스(TF)와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등 조직 쇄신안을 내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존 내부통제 장치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 신설만으로는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0일 미국 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해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유 직무대행은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당시 경찰서 수사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되는 참담한 일이 발생했다"며 "국민께서 주시는 우려와 질책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로 유가족 여러분께 또다시 씻기 힘든 상처를 드리게 된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실망을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 있는 관계자들은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엄벌하겠다"며 "시민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통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전날 외부위원이 과반을 차지하는 '경찰 수사 신뢰제고를 위한 쇄신 TF'를 구성하고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TF는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유사 사례를 전수 조사하고 수사 제도 전반을 점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은 그동안에도 내부통제 제도를 단계적으로 보완해왔다. 2020년에는 담당 수사관에게 사건 진행 상황을 문의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사건문의 금지 제도'를 도입했고, 2024년에는 배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사건 이후 수사정보 유출 행위자에 대한 선(先) 수사의뢰와 배제 징계 원칙, 수사부서 퇴출 등을 담은 종합대책도 마련했다.
수사준칙에는 피의자나 사건관계인과 친족관계에 준하는 관계가 있거나 수사 공정성이 의심되는 경우 사건을 회피하도록 하는 규정도 있다. 회피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범죄수사규칙에 따라 3일 이내 담당 경찰관을 재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절차는 모두 수사관 본인의 회피 신청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장윤기 사건에서는 이 같은 장치들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수사팀은 장윤기 부친인 장모 경감에게 자취방 주소와 현관 비밀번호, 구속영장 신청 계획 등을 미리 알려주고 구속된 아들과의 통화까지 연결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장 경감은 이 과정에서 리얼돌 등 성범죄 관련 증거를 폐기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차량에 있던 결박용 케이블타이도 뒤늦게 확보됐다.
결국 경찰이 그동안 마련한 내부통제 장치들이 이번 사건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건문의 금지 제도와 친족 회피 규정 등은 담당자의 신고나 회피 신청을 전제로 하고 있어, 수사팀 자체가 유착 의혹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는 제도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그동안 경찰은 감찰과 청문감사 등 내부 조직을 중심으로 통제 체계를 운영해왔는데, 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이번과 같은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또 다른 내부 조직을 신설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질적인 견제와 통제가 이뤄지려면 경찰 조직 밖의 독립적인 외부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며 "옴부즈만 제도나 국가인권위원회, 감사원 등이 경찰을 견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쇄신안은 사후 대책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실효성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관 범죄를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하는 '수사기관 상피제도'를 도입하고, 상급 수사기관의 사건 이첩 요구 권한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치권에서도 경찰 견제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는 보완수사요구권을 강화하고, 특정 수사관서에서 적정한 이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각급 공소청장이 다른 수사관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전날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장기적으로는 경찰위원회와 자치경찰제를 실질화해 경찰의 권한을 분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경찰의 기강해이는 일차적으로 행정안전부 책임"이라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 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유 대행은 이날 인천공항 입국 직후 보완수사권 존폐 논의에 대해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되리라 생각하고 있다"며 "논의 과정에서 경찰에서도 필요한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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