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로비'에 가족 특혜 의혹까지…김승원, 20일 만에 결국 사퇴

기사등록 2026/09/19 13:20:27

최종수정 2026/09/19 13: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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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부담 안 돼"…李기자회견 하루만 사퇴

브로커 양씨 부탁에 제넨셀 임상 승인 청탁 의혹

주가조작 관여, 검증 부실 의혹도…金 "난 문과"

與 주도로 국회 통과…李 유보적 태도 하루 뒤 사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김 후보자는 후보직을 사퇴했다. 2026.09.19.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김 후보자는 후보직을 사퇴했다. 2026.09.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20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발탁 직후 식약처 로비 등 각종 의혹이 봇물 터지듯 제기됐지만, 여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계속된 논란 끝에 결국 최종 임명엔 이르지 못했다.

김 후보자는 19일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송구하다"고 밝혔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결심을 굳혔다는 김 후보자는 "국민의 삶과 정부의 성공이 우선"이라며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李 "형사사법체계 개편 마무리 적임자"…지명 직후부터 각종 논란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김 후보자를 정성호 장관의 후임으로 발탁했다. 판사 출신 재선 의원으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사법개혁 논의를 주도한 만큼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마무리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법사위에서 여당 간사를 맡고 있었으며, 민주당 내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모임 공동대표도 지냈다. 이에 이 대통령 재판 공소취소를 위한 인선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명 직후 김 후보자의 개인 비위를 비롯해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법무부 수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더욱 커졌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김 후보자는 후보직을 사퇴했다. 2026.09.19.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김 후보자는 후보직을 사퇴했다. 2026.09.19. [email protected]

가장 대표적인 논란은 식약처 로비 의혹이다. 김 후보자가 2021년 브로커 양모씨의 부탁으로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연락해 사안을 직접 챙겨봐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시기 국내 치료제 개발이 절실해진 상황에서 임상 절차 지연에 대한 공익적 민원을 단순 전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뒤이어 후보자가 직접 공개한 양씨와의 녹취록에서 임상시험이 승인되면 제넨셀 측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인식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제넨셀의 실제 심사 기간은 11일로, 당시 코로나 치료제 신물질 심사 평균(12.2일)보다 특별히 빠르진 않았다. 하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 후보자의 문자메시지가 김 전 처장을 거쳐 담당 과장 등에게 전달됐고, 심사 경과에 대한 별도 보고도 이뤄진 사실이 나오면서, 심사 과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넨셀은 임상시험 승인 직전 코스닥 상장사 세종메디칼에 주식 60억원 상당을 팔아치우고, 같은 회사에 50억원 어치 CB(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임상시험 승인 후 세종메디칼 주가가 급등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조작 의혹까지 불거졌다.

김 후보자는 양씨로부터 치료제 관련 데이터를 받아 직접 검토했다고 해명했지만, 이후 법원 판결을 통해 제넨셀이 심사에 불리한 동물실험 결과를 누락한 채 식약처에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김 후보자가 공익적 민원이라고 판단한 검증 자체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저는 문과"라며 "치료제 성능은 알 수 없다"고 답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약물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식약처와 전문가들이 판단할 영역이라는 취지였지만, 국회의원으로서 민원을 전달하기에 앞서 사안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승원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09.1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승원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09.19. [email protected]

제넨셀 영장 기각 판사와 유착 의혹도…김승원 "尹정권 검찰의 표적수사"

제넨셀 창업자인 강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정인재 부장판사와의 유착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과거 좌우 배석판사로 근무한 사이다. 정 판사는 김 후보자를 통해 양씨와도 알고 지냈으며, 세 사람이 함께한 술자리 사진도 공개됐다.

이 때문에 영장이 기각된 배경에 김 후보자와의 친분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장 기각 반년 후 정 판사의 아들이 김 후보자의 의원실 입법보조원으로 채용돼 근무한 이력도 의심을 증폭시켰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신약 로비 의혹 등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는 점을 적극 내세웠다. 윤석열·한동훈 검찰이 2년간 광범위한 수사를 벌였지만 결국 기소에 이르지 못했다는 취지다. 오히려 자신의 수사 기록이 한 의원에게 전달된 경위를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김 후보자는 "윤석열·한동훈 정치검찰의 표적수사와 한동훈의 수사기밀 불법유출, 짜깁기 사태의 전모를 끝까지 밝히겠다"며 "이번 일이야말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국민들께 입증한 사례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음주운전 전력과 가족의 미인가 교육기관 운영 의혹, 경기도당위원장 시절 당직자 급여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 등도 제기됐다. 각종 논란에도 여당의 반대로 증인이 한 명도 채택되지 못하면서 '맹탕 청문회' 비판이 나왔다.

與,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강행…논란 계속되자 李 "최종 결론 못 냈다"

여당 강행으로 인사청문보고서는 채택됐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진보 성향 참여연대까지 논평을 내 "청문 과정에서 자격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6.09.1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6.09.19. [email protected]

이 같은 여론을 인식한 듯 이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아직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검증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사안과 지적들, 후보자가 가진 역량과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임명을 강행하리라 예상했던 분위기와 달리 이 대통령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자, 여권 안팎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결국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논란은 20일 만에 일단락됐다.

청와대는 조만간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물색과 인사 검증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10월 2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법무부 수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출범 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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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로비'에 가족 특혜 의혹까지…김승원, 20일 만에 결국 사퇴

기사등록 2026/09/19 13:20:27 최초수정 2026/09/19 13: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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