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의 소방관]③"소방재정의 국가·지방 분담, 재설계해야"

기사등록 2026/10/2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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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직 전환에도 재정 부담은 지방 몫

"국가 책임 더 강화해야" 한 목소리

지역별 소방 수요·재정 여건도 점검 필요

[부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16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의 한 도장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 등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2026.10.16. kkssmm@newsis.com
[부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16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의 한 도장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 등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2026.10.16. [email protected]


경기 부천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화마 속으로 가장 먼저 뛰어들었던 고(故) 김진석 소방위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선착대로 현장에 투입돼 사투를 벌이다 순직한 그와 열탈진 등으로 부상을 입은 동료 5명의 소식은 또 한 번 우리 사회에 무거운 질문을 던졌다. 이에 뉴시스는 3회에 걸쳐 소방의 실태를 점검해본다.

[수원=뉴시스] 박상욱 이병희 기자 =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재정 부담은 여전히 지방정부에 집중되면서 '소방 재정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와 소방 현장에서는 국가의 재정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지역별 소방 수요와 재정 여건을 고려한 합리적인 분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직 전환에도 재정은 지방 몫…국가 책임 강화해야"

한국화재소방학회 회장을 역임한 최돈묵 가천대 명예교수(설비소방공학전공)는 국가직 전환 이후 업무와 재정은 지방에 남아 지방정부에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국가직 신분과 지방사무라는 이원적 구조가 유지되면서 재정을 지방정부가 대부분 부담하는 상황"이라며 "전국적으로 균등한 소방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인력과 예산을 통합적으로 운용해야 하지만, 현행 구조에서는 중앙의 정책 방향과 지역의 실제 집행 여건 사이 간극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소방업무 특성상 국가 차원의 책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국비 지원을 확대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소방 업무의 국가사무 전환과 함께 예산·인사·지휘 체계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재와 구조·구급은 특정 지역 주민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경기도민이 강원도로 여행갔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하면 강원소방의 도움을 받는다.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전국의 소방 인력이 함께 동원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거주 지역에 따라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모든 국민이 어디에서든 균등한 안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국가가 소방 업무를 직접 책임지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획일적인 재정 분담, 신중해야"

[부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16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의 한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2026.10.16. kkssmm@newsis.com
[부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16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의 한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2026.10.16. [email protected]

반면 소방 현장에서는 국가직 전환 이후 재정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지역별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재정 분담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방관 출신인 윤성근 전 경기도의회 의원은 국가와 지방의 합리적인 재정 분담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지역별 소방 수요와 재정 여건이 다른 만큼 소방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면서 지역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형 재난으로 국가동원령이 내려지면 소방 인력과 장비가 동원되는데,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 인건비와 장비 운용비, 숙식비 등은 해당 인력을 보유한 지방정부가 부담한다"며 "국가적 차원의 소방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가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획일적인 국가사무 이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며 재정 분담 비율 적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별 소방 수요와 재정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지역별 소방 서비스가 '하향 평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전 의원은 "일률적인 배분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지역별 안전 서비스가 저하될 우려가 크다"며 국가가 일정 부분 재정 책임지되, 지방정부의 역할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이 소방 인건비를 절반씩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소방 업무의 특성에 맞춰 관련 세수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윤 전 의원은 "소방 업무에서 주취자 구조·구급 활동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주류세 등 주류 관련 세수를 활용하거나 산불 진화에 투입되는 업무 특성과 연결해 산림청 예산을 소방 재정에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연관 재원을 확보해 재정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지역의 한 현직 소방서장은 국가와 지방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직으로 전환됐다면 국가가 인건비를 부담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맞다"며 "시설비와 장비 취득비 등 나머지 운영 경비는 지방정부가 담당하되, 국가와 지방정부가 각각 어떤 권한과 책임을 갖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관이 안전하게 일하고 도민 안전을 지키려면 시설과 장비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인건비 등 필수 지출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투자를 줄이면 소방관 뿐 아니라 국민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도 했다.

안정적인 소방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목적세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지역자원시설세의 과세 대상과 부과 기준을 확대하고, 담배 관련 세수에 의존하는 소방안전교부세의 구조적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안으로 주민세처럼 가구당 연간 수천원에서 1만원 수준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 모든 국민이 119 구조·구급 서비스의 혜택을 받는 만큼 국민이 소방 재정을 함께 부담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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