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채용 앞두고 기존 직원에 프리랜서 계약 전환 요구
프리랜서 계약 맺어도 회사 지휘·감독 받으면 근로자
5인 미만은 부당해고 구제 못 받아…해고예고는 지켜야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1/12/09/NISI20211209_0000889158_web.jpg?rnd=2021120917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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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소규모 도매업체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연봉협상을 앞두고 회사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새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데,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 지위를 유지하려면 A씨가 프리랜서 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는 기존 기본급에 디자인 결과물 건별 대금을 추가로 지급하면 오히려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4대 보험과 퇴직금 등 근로자로서 보장받던 권리를 잃을까 걱정이다. 회사는 계약 전환을 거부하면 해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A씨는 "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해고당할 수도 있다는데, 이래도 문제가 없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상시근로자 5인'은 중요한 기준이다. 직원이 4명인지 5명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노동법 규정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연차유급휴가와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부당해고 제한 등 근로기준법의 주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근로자 수에 따라 법적 의무와 부담이 달라지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는 같은 일을 하더라도 사업장 규모에 따라 보장받는 권리에 차이가 생기는 셈이다.
A씨의 회사 역시 이런 이유로 5인 미만 사업장 지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A씨는 회사의 요구에 응해야 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우선 근로계약을 용역계약으로 변경하는 것은 단순히 임금을 조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회사에 종속돼 일하는 근로자에서 독립적으로 용역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계약 관계 자체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당사자 간 합의가 필요하며, A씨가 회사의 제안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할 의무는 없다. 회사가 보수를 더 많이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더라도 마찬가지다.
특히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지위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명칭보다 실제 일하는 방식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역시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업무 내용을 누가 정하는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지,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돼 있는지,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
A씨 역시 계약 전환 이후에도 종전과 동일하게 출퇴근하고 회사의 업무지시를 받아 디자인 업무를 수행한다면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회사가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만으로 A씨를 상시근로자 수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
결국 회사가 A씨의 계약서만 프리랜서로 바꾸고 실제 근무 방식은 그대로 유지한다면, 5인 미만 사업장 지위를 유지하려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만일 A씨가 계약 전환을 거부했다 해고를 당하면 어떨까?
현행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고뿐 아니라 정직이나 감봉 등 징계도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다만 이 같은 규정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A씨가 프리랜서 전환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더라도, 실제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이라면 노동위원회를 통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할 수 없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해서 해고와 관련한 모든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30일 전 해고예고' 규정이다.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았다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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