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BI가 8조 해킹 배후로 北 지목한 이유…바이낸스 탈취금에 남은 흔적

기사등록 2026/11/01 16:35:00

최종수정 2026/11/01 16: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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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수사당국 바이낸서 발생한 60억弗 해킹 배후로 '트레이더트레이터' 지목

체이널리시스·엘립틱 등 "기존 비트겟 탈취 자금과 지갑서 섞인 정황 포착"

자금세탁 방식서 일부 차이 있으나 범행 준비·실행 수법 비슷해 北 소행 무게

[마플타운십=AP/뉴시스] 2023년 2월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마플타운십에서 스마트폰 화면에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로고가 표시돼 있다. 2023.02.28.
[마플타운십=AP/뉴시스] 2023년 2월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마플타운십에서 스마트폰 화면에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로고가 표시돼 있다. 2023.02.28.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8조원대 해킹의 배후로 북한을 공식 지목했다. 해외 블록체인 분석업체들도 자금 이동 경로와 공격 수법을 근거로 북한 연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FBI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같은 달 29일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60억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탈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FBI는 이번 악성 사이버 활동을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의 범행으로 규정했다.

서로 다른 해킹 자금 한 지갑서 만나…北 연계 단서 포착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보고서에서 바이낸스 탈취 자금을 실시간 추적하던 중 지난 9월 발생한 비트겟 해킹 사건의 탈취금과 섞이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체이널리시스는 비트겟 사건을 북한 연계 해킹 그룹의 공격으로 분류하고 있다.

서로 다른 해킹 사건에서 나온 돈이 실제로 같은 지갑으로 모였다는 것이다. 단순히 자금을 옮기는 방식이 비슷한 수준을 넘어, 두 사건이 자금 흐름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다른 분석업체 엘립틱도 두 사건의 자금이 여러 가상자산 지갑을 거쳐 합쳐졌다고 밝혔다. 이 연결고리는 블록체인 추적 전문가 잭XBT가 처음 발견했다. 엘립틱은 자체 분석을 통해서도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엘립틱은 과거 트레이더트레이터의 소행으로 분류한 빅원(BigONE), 우엑스(WOO X), AFX 해킹 사건과 이번 바이낸스 사건에서 자금세탁에 이용한 서비스가 겹치는 점도 제시했다. 범죄로 얻은 가상자산의 출처를 감추는 데 같은 서비스가 활용됐다는 의미다.

공격 준비·실행 방식도 유사…세탁 수법엔 차이

해킹을 준비하고 실행한 방식에서도 북한 연계 조직의 과거 공격과 유사한 특징이 발견됐다.
[워싱턴=AP/뉴시스] 2018년 6월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FBI(연방수사국)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앞두고 연단에 FBI 문장이 놓여 있다. 2018.06.14.
[워싱턴=AP/뉴시스] 2018년 6월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FBI(연방수사국)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앞두고 연단에 FBI 문장이 놓여 있다. 2018.06.14.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에 따르면 공격자는 범행 최소 36시간 전부터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자금 출처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서비스인 '토네이도캐시'에서 소액을 꺼내 공격에 사용할 지갑으로 옮겼다. 이후 실제 공격에 앞서 악성 코드를 시험했다.

미리 확보한 거래 승인 서명을 한꺼번에 실행하는 방식도 사용했다. 가상자산 거래에서 승인 서명은 특정 자산을 다른 주소로 옮기거나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일종의 전자 서명이다.

TRM랩스는 이번 공격에서 나타난 여러 특징이 과거 북한 연계 해킹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2월 약 15억 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바이비트 해킹도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FBI 역시 북한의 트레이더트레이터를 배후로 지목했다.

다만 모든 수법이 과거와 같았던 것은 아니다. TRM랩스는 이번 사건에서 대규모 가상자산 교환과 대출 서비스를 활용한 점에 주목했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 사이에서 자산을 옮기는 방식이 두드러졌던 바이비트 사건과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분석업체들은 자금세탁 방식에 일부 차이가 있지만, 과거 해킹 사건과 이어지는 자금 흐름과 공격 준비·실행 과정의 유사성을 고려하면 북한 연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FBI도 북한의 책임을 공식화하고 북한 조직이 운영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다고 판단한 가상자산 지갑 주소를 공개했다. 다만 각 지갑을 북한 조직과 연결한 구체적인 수사 자료나 판단 근거 전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올해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 89% 북한 연계 추정

체이널리시스는 북한 연계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해킹의 피해 규모가 최근 수년간 확대됐다는 통계도 공개했다.

이 업체가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보고된 전체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 가운데 북한 연계 추정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9%다. 2021년 15%에서 크게 높아졌다.

북한 연계 추정 해킹의 건당 평균 피해액은 같은 기간 5065만달러에서 1억8565만달러로 약 3.7배 늘었다. 2021년부터 올해 10월29일까지 누적 피해액은 132억4000만달러로, 해당 기간 전체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의 약 59%를 차지했다.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은 "북한 연계 가상자산 해킹은 피해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업계 전반의 주요 보안 위협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번 바이낸스 사건에서 확인된 온체인 연결고리는 블록체인 분석이 공격 배후를 파악하고 탈취 자금을 추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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