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번지는 'LCC 포비아'

기사등록 2025/01/02 14:19:30

최종수정 2025/01/02 14:57:22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일 서울 강서구 제주항공 서울지사 앞으로 제주항공 관계자들이 셔틀버스 앞을 지나가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지 닷새째인 경찰은 무안공항,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1.0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일 서울 강서구 제주항공 서울지사 앞으로 제주항공 관계자들이 셔틀버스 앞을 지나가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지 닷새째인 경찰은 무안공항,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1.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무안국제공항 대형 참사로 호황을 누리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영업 전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제주항공 나아가 'LCC 포비아(공포)'로 번질 조짐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참사 발생일인 지난해 12월29일부터 이튿날 오후 1시까지 무려 6만8000여건의 항공권 취소가 이뤄졌다. 사고로 인한 위축으로 탑승 계획이었던 고객들의 '줄취소'가 이어졌다.

제주항공은 막대한 현금 유출이 우려된다. 전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고객들에게 판매한 항공권의 선수금은 약 2606억원이다. 이는 국내 LCC 중 가장 큰 규모로 2위 티웨이항공의 1843억원보다 763억원 가량 많은 규모다.

선수금은 기업이 제품·서비스 지급을 약속하고 고객(사)에게 미리 받은 돈으로 항공사의 선수금은 고객이 미래 탑승할 목적으로 예매한 탑승권 값에 해당한다.

제주항공은 사고 이후 오는 3월29일 이전 출발하는 국내·국제선 전 노선에 대한 취소 수수료를 면제, '조건 없는 환불'을 약속했다. 향후 현금 유출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여행사 패키지 상품에 대한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제주항공이 아닌 다른 LCC 탑승을 예약한 고객들도 자신이 탑승할 항공기가 사고 여객기와 같은 보잉 737-800인지 확인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인천 청라에 사는 40대 조모씨는 "1월 중순에 일본에 갈 일이 있어 이미 (제주항공이 아닌 다른) LCC 티켓을 예매했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벌어지면서 전에 없던 두려움이 생긴 게 사실"이라며 "예약한 항공기도 보잉 737-800 기종이라고 한다. 일정 취소를 두고 고민 중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보유한 보잉 737-800 항공기는 총 101대다. 제주항공이 가장 많은 39대를 운영하고 있고, 티웨이항공(27대), 진에어(19대), 이스타항공(10대), 에어인천(4대), 대한항공(2대)이 뒤를 잇는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99대, 전체의 98%가 LCC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용객 입장에선 당분간 LCC 탑승을 꺼리는 심리적 위축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

제주항공 7C 2216편은 지난해 12월29일 오전 무안국제공항에서 조류 충돌이 유력시되는 돌발 변수와 함께 동체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 시설물과 충돌했다.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2005년 설립된 제주항공의 첫 번째이자 국내 LCC의 첫 번째 인명사고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B737 기종이나 LCC 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리스크로 단순화하는 것은 불필요한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도 "불안정한 국내 정세 및 경기와 맞물려 항공여객 수요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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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번지는 'LCC 포비아'

기사등록 2025/01/02 14:19:30 최초수정 2025/01/02 14: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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