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복제 의약품 효과 떨어져" 中의사들 우려에 국민들 분노

기사등록 2025/02/12 18:30:46

최종수정 2025/02/12 21:26:24

의사들 "값싼 복제약 장려, 국민 안전 희생 대가로 비용 절감 추구"

복제약 사용 기피 초래…고령화로 압박받는 의료 시스템에 큰 도전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공공 병원에서 처방하는 복제 의약품들이 점점 더 효과가 없다는 의사들의 우려에 중국 국민들이 분노하면서 중국 정부가 보기 드문 대응을 했습니다.

의사들은 오리지널 브랜드 의약품 대신 저렴한 복제 의약품 사용을 장려하는 중국의 의약품 조달 시스템이 국민의 안전 희생을 대가로 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9일 국영 언론들에 이러한 의사들의 주장은 현실이 아니며 단지 인식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의약품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며, 의약품이 효과가 없다는 주장은 주관적 감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공식 대응은 그러나 의약품의 평판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을 달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는 인구 고령화로 이미 큰 부담을 받고 있는 의료 시스템에 대한 최신 도전이다.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둘러싼 논쟁은 지난해 12월 당국이 중국 국영병원에 의약품 납품 계약을 따낸 약 200개 회사 명단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는데, 이들 대부분은 국내 복제약 제조업체였다. 논란은 지난달 정민화라는 상하이의 한 병원장이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한 동영상 인터뷰에서 약물 조달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더욱 확산됐다.

정민화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생제, 혈압을 떨어뜨리지 못하는 혈압약, 잠들게 하지 못하는 마취약", 장을 비우지 못하는 완하제(변비약) 등을 문제의 복제약 사례로 들었다.

수백만명이 조회하는 등 큰 인기를 얻자 그의 인터뷰는 웨이보에서 삭제됐지만, 많은 사람들이 조악한 복제 의약품에 대한 자신의 나쁜 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복제 의약품에 대한 불신이 초래돼 복제 의약품 사용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

조달 논란을 논의하는 가장 인기 있는 게시물 중 일부는 삭제됐지만, 누가 삭제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엄격한 감시를 받는 중국의 인터넷은 당국과 사용자 모두에 의한 강력한 검열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인기 있는 팟캐스트 진행자 멍창은 "공공 부문에서 수입 의약품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비난했다. 그의 이 같은 비난 게시물은 곧바로 삭제됐다.

국민들의 분노는 더 나은 제품으로 여겨지는 수입 의약품에의 접근이 힘들다는 데 집중되고 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수입 의약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면 이런 불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의약품 조달 시스템은 2018년 의약품에 대한 국가 지출을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도입됐으며, 지방정부가 주립 병원의 연간 의약품 수요의 약 70%에 대해 입찰을 실시하고, 여러 제약회사들이 수익성 있는 계약을 따내기 위해 최저 가격을 적어내는 경쟁을 하도록 돼 있다.

이는 국내 복제 의약품에 이점을 제공하는데, 처음 특허를 받은 의약품과 동일한 활성 약제 성분을 함유하지만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들지 않아 제조 비용이 몇 배나 저렴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복제 의약품 제조국가 중 하나로 부상했지만, 국내에서는 수천개의 복제 의약품 제조업체들이 팽창하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품을 팔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복제 의약품은 실험을 거쳐 처음 특허를 받은 의약품과 충분히 유사하다는 판정을 받아야 판매할 수 있다. 중국은 이러한 의약품 조달 시스템 덕에 처음 5년 동안 수백만명의 국민들이 500억 달러(72조6850억원) 이상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달 과정에서 일부 제약회사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낮은 가격으로 의약품을 제공했는데, 지난해 12월 입찰에서는 아스피린 정제가 1센트(15원)도 안 되는 가격에 낙찰돼 "1센트도 안 되는 약을 먹어도 괜찮을까"를 둘러싸고 웨이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뉴욕 주립대학 랭곤 보건대학의 스테이시 장 조교수는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낙찰받은 회사는 올바른 성분의 고품질 의약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효과가 없는 의약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달 시스템이 수입 브랜드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접근성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정민화 박사를 포함한 의사 20명은 상하이 당국에 제출한 제안서에서 "조달 가격이 너무 낮아 비윤리적 회사가 비용 절감에 나서고, 이로 인해 약물의 효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널리 퍼져 있다"며, "의사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고 피드백을 확대할 채널조차 없어 무력하다"고 주장했다.

항저우의 의사 샤즈민은 최근 "조달 목록에 있는 복제 약물의 평가 결과는 이는 원래 의약품의 데이터와 동일했는데, 이는 사기의 증거일 수 있다"고 주장해 의혹에 더욱 불을 지폈다.

이에 대해 중국 국가의약품감독관리국은 샤즈민의 조사 결과는 "편집상의 오류" 때문이라고 반박했고, 샤즈민의 주장은 이후 삭제됐다.

복제 의약품의 품질에 대한 우려 외에도 위조 약품에 대한 우려도 있다. 위조 의약품은 전 세계의 복제 및 브랜드 약물 시장에 모두 침투했으며 감지하기 매우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세계적 건강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약학부의 케빈 루 준교수는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값싼 복제 약품을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조달 과정에 강화된 품질 관리와 약물 승인 및 제조 표준의 지속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복제약을 둘러싼 이러한 논란은 중국의 의료 시스템이 이미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는 시기에 발생했다. 급속한 고령화로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총 의료비 지출이 거의 20배 증가, 2023년 9조 위안(1789조2000억원)에 달했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공적 의료보험기금은 고갈되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이미 적자가 발생했는데, 토지 매각에 수입을 크게 의존하던 지방정부들은 부동산 위기가 중국 경제를 휩쓸면서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동시에 의료 시스템은 신뢰 위기를 겪고 있다. 의료진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은 2000년대부터 증가했는데, 이는 자원 부족에 대한 분노와 의사에 대한 신뢰의 침식으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이나 신장(新疆)위구르족 탄압 등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당국에서 엄격하게 검열하는 문제들과 달리, 약물 조달을 둘러싼 지속적 논란은 적어도 국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정받고 있다. 국가의료보장국은 지난달 19일 당국이 이러한 안전 문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며 약물 조달 정책에 대한 피드백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약값 인하로 인한 절감은 중국 전체 의료비용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지만, 잠재적으로 결함이 있는 약을 널리 사용하는 것은 갈증 해소를 위해 독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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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복제 의약품 효과 떨어져" 中의사들 우려에 국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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