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서 '尹탄핵 찬반' 집회…욕설·사이렌에 아수라장

기사등록 2025/02/21 18:46:19

"자유민주주의 근간 흔들려…행동나서야"

유튜버들 사이 욕설과 인신공격도 오가

경찰, 기동대 1개 부대·성북서 30명 배치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교문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고대인들' 등 학생들이 탄핵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교문 안에서는 '윤석열 퇴진 긴급 고려대 행동을 준비하는 학생들' 등이 탄핵 찬성 맞불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2.21.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교문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고대인들' 등 학생들이 탄핵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교문 안에서는 '윤석열 퇴진 긴급 고려대 행동을 준비하는 학생들' 등이 탄핵 찬성 맞불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2.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우지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앞두고 고려대 학생들이 정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탄핵 찬반 집회로 맞섰다. 시국선언이 시작되기 전부터 고려대는 "탄핵은 불법"이라는 목소리와 "쿠데타 옹호 말이 되냐"는 반발, 욕설, 사이렌 소리가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고대인들'은 21일 오후 4시께부터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정문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진리 선관위 부정선거 고대는 밝혀낸다' '자유 국회가 짓밟아도 고대는 지켜낸다'는 팻말을 들고 "계엄은 합법이다" "탄핵은 불법이다"라고 외쳤다.

고려대 교육학과 16학번 김미강씨는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이를 지키려는 세력과 반국가적 세력 간 치열한 충돌 속에 놓였다"며 "대통령 탄핵 반대는 단순한 정권의 문제를 넘어서 국가 존립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4.18 학생 시위 당시, 고려대는 항일 투쟁의 총본산이었고, 해방 후에는 자유와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진정한 민주이념의 쟁취를 위해 멸공전선의 전위적 대열에 섰다"며 "우리는 단지 수동적인 지성인이 아니라 현실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동하는 지성인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고려대학교는, 그리고 청년들은 자유와 정의를 위한 싸움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며 "공정한 법치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국선언을 주도한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23학번 유찬종씨는 "우리나라 헌정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2016~2017년 탄핵 정국"이라며 "그때 가장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고 촛불로 봉기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후 대학에 오고 2024년, 그리고 올해 2025년 저는 이재명과 그 수하들을 비롯한 민주당 및 좌파 세력들의 모습, 그리고 또 탄핵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권력을 찬탈하려는 저들의 행태를 가만히 묵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리는 정문 안쪽을 향해서 유씨는 "너희가 하는 것이 선동이고 반란이고 공산주의다.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더욱더 강력한 경고가 있을 것"이라고 소리쳤다. 그를 둘러싼 극우 유튜버들과 대통령 지지자들은 "잘한다. 속이 시원하다"고 호응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윤석열 퇴진 긴급 고려대 행동을 준비하는 학생들' 등이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윤석열 퇴진, 쿠테타 옹호세력 규탄 집회를 마친 뒤 행진하고 있다. 2025.02.21.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윤석열 퇴진 긴급 고려대 행동을 준비하는 학생들' 등이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윤석열 퇴진, 쿠테타 옹호세력 규탄 집회를 마친 뒤 행진하고 있다. 2025.02.21. [email protected]
이에 맞서 같은 시각 '긴급 고려대 행동'은 고려대 정문 안쪽 중앙광장에서 탄핵 찬성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말한다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반민주세력 OUT'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내란세력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쿠데타 옹호 말이 되냐 민주주의 지켜내자"고 외쳤다.

시국선언이 진행되는 동안 탄핵 찬성 측과 반대 측은 더 큰 목소리 내기에 열을 올렸다. 꽹과리를 치고 확성기, 마이크를 사용해 각자의 주장을 펼치며 현장은 탄핵 찬반 목소리가 뒤섞였다.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여성은 확성기를 들고 정문 밖을 향해 "물러가라"고 반복해서 소리쳤다. 또 다른 찬성 측 남성은 "어디 고려대를 옵니까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말했다.

충돌도 발생했다. 한 남성이 시국선언을 한 학생들의 길을 막고 몸을 부딪치며 항의하자, 경찰이 제지했다. 유튜버들은 서로 욕설을 퍼붓고 인신공격을 했고, 경찰은 그들을 분리시켰다. 일부 지지자들은 광장 앞에 드러눕기도 했다.

이날 오후 고려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탄핵 반대 약 390명, 탄핵 찬성 약 175명이 몰렸다. 서울경찰청은 충돌에 대비해 고려대 일대에 기동대 1개 부대(70여 명)와 성북경찰서 경력 약 30명을 배치했다.

이달 들어 대학생들이 윤 대통령 탄핵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앞서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도 재학생들이 탄핵 찬반 집회를 진행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교문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고대인들' 등 학생들이 탄핵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교문 안에서는 '윤석열 퇴진 긴급 고려대 행동을 준비하는 학생들' 등이 탄핵 찬성 맞불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2.21.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교문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고대인들' 등 학생들이 탄핵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교문 안에서는 '윤석열 퇴진 긴급 고려대 행동을 준비하는 학생들' 등이 탄핵 찬성 맞불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2.2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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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02/21 18:46:1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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