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쇼핑' 기조 분명히…"무역협정에서도 마찬가지"
내주 日각료 방미…日에도 통상·안보 패키지 협상 압박할 듯
日 직접 비판 피하고 동맹 강조만…CNN "트럼프 발언 거짓"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듭 미일상호방위조약이 불공평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일본에게도 통상·안보 '패키지 협상'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은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있는 모습. 2025.04.11.](https://img1.newsis.com/2025/02/08/NISI20250208_0000091419_web.jpg?rnd=2025020810234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듭 미일상호방위조약이 불공평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일본에게도 통상·안보 '패키지 협상'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은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있는 모습. 2025.04.11.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듭 미일상호방위조약이 불공평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일본에게도 통상·안보 '패키지 협상'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CNN, 일본 공영 NHK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미일상호방위조약에 대해 "우리는 일본과는 아주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 "우리는 그들은 지키지만 그들은 우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협정(미일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많은 돈을 내며 (일본을) 지키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미국이 일본을 방어하는 데 "수천억 달러(수백조 원)"를 지출하고 있으나 "그들은 어떤 것도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이런 거래를 했는지 의문"이라며 "우리나라를 싫어하는 사람들이거나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는 방위 협정이지만, 무역 협정에서도 마찬가지"라며 관세를 둘러싼 미일 협상에서 안보 문제를 제기할 뜻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한덕수 권한대행과 통화에서 '원스톱 쇼핑' 발언을 통해 통상·안보 의제를 아우르는 국가별 '패키지 협상' 기조를 밝힌 바 있다. 일본도 패키지 협상 압박에 직면한 셈이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은 피하면서 동맹 강화 방침만 확인했다.
닛테레뉴스 등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11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미국과는 여러 차례 기회를 통해 일미(미일) 안보조약 아래 대일 방위 의무를 확인해왔다"며 "(미국이) 핵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능력을 이용해 의무를 완수하는 데 대해 신뢰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로서는 주체적인 방위력의 근본적인 강화를 추진해 동맹을 한 층 강화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미일 동맹이 "일본 외교 안보 정책의 기축"이라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에도 미일상호방위조약이 불공평하다는 인식을 재차 밝혀왔다. 2019년 6월 방일 당시 미일상호방위조약이 "불공평한 합의"라며 개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6일에도 "우리는 일본을 지켜야 하지만 일본은 우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며 조약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도쿄=AP/뉴시스]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이 지난해 10월 1일 도쿄 총리 관저로 들어서고 있다. 2025.04.11.](https://img1.newsis.com/2024/10/01/NISI20241001_0001522837_web.jpg?rnd=20241001171605)
[도쿄=AP/뉴시스]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이 지난해 10월 1일 도쿄 총리 관저로 들어서고 있다. 2025.04.11.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주일미군 주둔 경비를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에도 일본의 경비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다만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일본이 주일미군 주둔을 위해 매년 수십억달러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당장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를 둘러싼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24% 등 상호 관세를 90일 간 유예 했으나, 범위가 통상에서 안보로 확대될 경우 상호 조율할 의제가 다양해져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빠듯할 수 있다.
게다가 이와 별도로 자동차, 철강 등 품목별 25% 관세는 유예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 협상도 병행해야 한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아카자와 료세이(赤沢亮正) 경제재생상을 미국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11일에는 관계 부처로 구성된 트럼프 행정부 관세 협상팀도 설치해 협상 대응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관세 협상에서 방위 조약 개정 등 카드를 꺼내 압박하면 일본은 더욱 불리한 협상 국면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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