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기간 수 차례 中 방문 의사·수교 희망 나타내
2018년 양측 최대 현안 주교 임명권 관련 협약 체결
교황청 수교 유지 대만 “조기게양과 장례식 특사 파견”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가운데 22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을 찾은 시민들이 빈소에 조문하기 위해 줄 서 있다. 2025.04.23.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2/NISI20250422_0020782087_web.jpg?rnd=20250422192551)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가운데 22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을 찾은 시민들이 빈소에 조문하기 위해 줄 서 있다. 2025.04.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듬해인 2014년 8월 18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가면서 중국 상공을 날 때 동행한 기자들에게 깜짝 놀랄 발언을 했다.
“나는 아름답고 고귀한 중국 국민, 현명한 국민을 위해 많은 기도를 올렸다. 중국에 가고 싶냐고 물으면 물론이다. 내일이라도 가겠다”
교황은 다른 조건 없이 중국에서 선교를 수행할 수 있는 자유만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그 후 수 차례에 걸쳐 중국 방문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나타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신중국 이후 중국과 교황청은 이념적 이유로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았다. 1970년 바오로 6세 교황이 반환되기 전의 홍콩을 잠시 방문한 것이 마지막이다.
바티칸은 현재 대만의 12개 수교국 중 하나다.
홍콩 성도일보는 22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기간 동안 관계 발전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바티칸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사설을 실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거에 애도를 표한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중국과 바티칸은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유익한 교류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중국은 바티칸과 협력해 관계의 지속적인 개선을 촉진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콩 가톨릭 교회는 중국과 교황청 사이의 다리 역할을 계속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구축한 양측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가톨릭 교구 성령연구센터의 전 연구원인 앤서니 램 수이키 박사는 “누가 차기 교황이 되든 바티칸과 중국은 더욱 조화롭고 화해적인 관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랩 박사는 “홍콩 가톨릭 교구장은 항상 바티칸과 중국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으로 동성애자와 성소수자 문제 그가 남긴 유산들이 어떻게 처리될 지가 관심인 가운데 중국과 바티칸의 관계도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어느 교황 못지 않게 중국에 우호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고 재임 중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중국내 기독교 인구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2018년 중국 정부는 개신교 3800만 명, 가톨릭교 600만 명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퓨리서치 센터는 그보다 적은 성인 인구의 2% 남짓인 2000만 명이 기독교인이며 가톨릭은 400만 명 가량으로 추산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교황청으로서는 인구 14억의 중국을 선교의 사각 지대에 남겨 둘 수는 없는 상황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적극적인 대중 화해와 수교 노력으로 나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성도일보는 “가장 큰 장애물은 대만과의 단교가 아니라 중국 교구의 주교 임명권 문제”였다며 “바티칸은 교황이 모든 국가, 모든 계층의 주교를 임명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보지만 중국은 자국내 주교는 공산당 정부가 임명해야 한다고 고집한다”고 설명했다.
양측간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교황의 방중이나 수교는 이뤄지지 못했지만 2018년 ‘주교 임명에 관한 임시 협정’이 체결됐다.
합의문 전문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중국 당국의 주교 임명권을 일부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 같은 합의에 대해 교황청이 중국에 무릎을 꿇었다는 등의 비난이 나왔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굳은 신념이 협약 체결에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21일과 22일 조기를 게양하고 교황의 장례식에는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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