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불참' 러, 3년전 결렬 협상 대표 파견…"양보 없이 파국 재연될 듯"

기사등록 2025/05/15 11:24:04

최종수정 2025/05/15 13:50:24

차관급 대표단…WSJ "협상 전혀 안 될 것"

메딘스키, 3년전 이스탄불 협상도 이끌어

러 언론 "평화 조건 전혀 없어" 결렬 관측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에 불참하고 차관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5.05.09.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에 불참하고 차관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5.05.09.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에 불참하고 차관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3년여 만에 양국간 직접 협상이 재개됐으나, 러시아가 정상간 담판 요구를 거부하고 개전 초기 결렬된 협상을 이끌었던 인사를 다시 대표단으로 보내면서 휴전 관련 유의미한 진전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신은 "푸틴 대통령은 양보할 의사가 없으며, 2022년처럼 주권국 우크라이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며 양국간 협상이 파국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러, 차관급 대표단 발표…푸틴 불참에 외무장관도 빠져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15일 협상에 참석할 러시아 대표단 명단을 14일 늦은 오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보좌관이 이끄는 대표단은 미하일 갈루진 외무차관,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 이고르 코스튜코프 정보총국장 등으로 구성됐다.

푸틴 대통령 불참뿐 아니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외교정책보좌관까지 빠진 채 차관급으로 구성된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이 이미 튀르키예를 찾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안드리 예르막 비서실장,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 등과 함께 앙카라를 방문할 계획인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역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키스 켈로그 러시아·우크라이나특사 등 최고위급이 16일 이스탄불을 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가 대표단 명단 발표를 계속 미루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협상 참여 취소를 검토했으나, 위트코프 특사 등 미국의 거듭된 설득으로 이를 철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 요구를 무시하고 하급 관리들로 구성된 팀을 파견하면서, 전쟁 중인 양국간 협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했다.

메딘스키, 3년전 결렬 협상 대표…"2022년 협상 되살리려는 것"

한편 러시아 대표단을 이끄는 메딘스키 보좌관은 2022년 3월 이스탄불에서 열린 양국간 첫 협상 때도 대표단장이었던 인물이다. 포민 국방차관 역시 당시 대표단 일원이었다.
[이스탄불=AP/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가운데)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 2022년 3월29일(현지시간) 이스탄불의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러시아(왼쪽)와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을 환영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2022.03.29.
[이스탄불=AP/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가운데)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 2022년 3월29일(현지시간) 이스탄불의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러시아(왼쪽)와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을 환영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2022.03.29.

전면전 발발 직후 개시된 당시 협상에서 러시아는 유럽 등 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금지, 우크라이나군 대폭 감축 등 주권 일부 제약과 영구 중립국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서방이 군사 지원을 본격화하고 우크라이나군이 키이우, 수미 등 북부 영토를 빠르게 탈환하면서 협상은 곧바로 결렬됐다.

러시아가 요구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관여 차단, 우크라이나 실질적 무장해제 등은 푸틴 대통령이 휴전·종전의 전제 조건이라고 주장하는 '갈등의 근본 원인 제거'를 의미한다.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이끈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우샤코프 외교정책보좌관이 아닌 메딘스키 보좌관이 선택된 것 역시 서방의 즉각 휴전 압박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푸틴 대통령 의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메딘스키는 푸틴의 강경파 보좌관으로, 러시아가 그를 대표로 임명한 것은 2022년 결실 없는 협상을 되살리려는 의도"라며 "키이우는 이스탄불 회담의 극단적 요구를 이미 거부했다"고 짚었다.

러시아 언론에서도 이 같은 맥락에서 협상 결렬 예측을 내놨다.

RT는 "진정한 평화를 위한 조건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젤렌스키는 30일 휴전 이외의 것은 논의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과시적 외교에 관심이 없다"며 "확실한 것은 목요일(15일)에 평화 협정은 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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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불참' 러, 3년전 결렬 협상 대표 파견…"양보 없이 파국 재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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