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핵시설은 그대로…IAEA 철수·우라늄 행방 묘연
"포르도 안 멈추면 긴장 상태 계속될 것"
"이란 내 핵무장 여론 더 세질 듯"
![[테헤란=신화/뉴시스] 14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의 보도와 발표, 타격을 받은 시설과 아직 피해를 입지 않은 시설의 위성 영상 및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전문가들은 치명적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이란 테헤란의 한 건물에서 구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5.06.15.](https://img1.newsis.com/2025/06/13/NISI20250613_0020850617_web.jpg?rnd=20250613192719)
[테헤란=신화/뉴시스] 14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의 보도와 발표, 타격을 받은 시설과 아직 피해를 입지 않은 시설의 위성 영상 및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전문가들은 치명적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이란 테헤란의 한 건물에서 구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5.06.15.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이스라엘 공습이 이란의 핵심 핵 시설을 완전히 파괴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14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의 보도와 발표, 타격을 받은 시설과 아직 피해를 입지 않은 시설의 위성 영상 및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전문가들은 치명적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핵 위협 이니셔티브의 에릭 브루어는 "포르도가 여전히 가동 중이고 거기에 저장된 핵 물질이 온전하다면, 이란이 핵무기를 만드는 시간표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르도는 지하에 있는 이란의 대형 핵 농축 시설 두 개 중 하나로, 테헤란 남쪽에서 약 100마일 떨어진 곳이다. 포르도 인근에서 폭발음이 보고됐지만, 이스라엘은 깊이 매장된 주요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지하 핵 농축 시설인 나탄즈에서는 몇몇 지상 시설이 파괴되고 전기 시스템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해 전력 공급이 차단됐다. 고해상도 위성 영상 분석 결과, 유일한 지상 농축 시설인 소규모 연구 공장도 무너졌다.
그러나 핵심 원심분리기를 파괴하지 못했고 원심분리기 제조 시설도 손상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저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이란 담당 미국 협상가이자 현재 워싱턴 중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인 리처드 네포우는 "포르도 핵 시설이 파괴되고, 고농축 우라늄이 어디에 있는지, 우라늄이 사용 가능한 상태인지 알기 전까진 긴장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연구소 부정책 부사장 케네스 폴락은 "이스라엘은 포르도에 대해 별도의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이 계획에는 이스라엘 특수부대의 침투나 사이버 공격이 포함될 수 있다고 추측했다.
다만 포르도 같은 지하의 대규모 시설을 무너뜨리기 위해선 미국의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 포르도와 나탄즈 시설의 지하 핵 농축 벙커를 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전통 무기는 미군의 3만 파운드급 정밀 유도 폭탄 '매시브 오르던스 페네트레이터(MOP)'인데, 이스라엘은 이 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무기통제협회의 비확산 정책 담당 이사 켈시 데이븐포트는 "이스라엘은 주요 핵 시설을 공격할 수는 있지만, 미국의 군사 지원 없이 강고한 지하 시설을 파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IAEA 철수…이스라엘 공습, 오히려 핵개발 자극하나
이란이 허용하더라도 당분간 감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도 검사관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비확산 전문가들은 이란이 추가로 숨기고 있는 원심분리기나 고농축 우라늄 저장소가 있을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리처드 네포우는 "아락 원자로는 파괴됐을지 모르지만, 고농축 우라늄의 행방을 모르면 안심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은 상당한 정보력을 갖고 있겠지만, 이란은 가장 중요한 핵 물질을 안전하게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공습이 오히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란 내에서 외세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라도 핵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 공대(MIT) 안보연구 프로그램의 짐 월시 연구원은 "이번 공격은 핵무기 추진파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정치적 동력이 핵무기 개발 쪽으로 확실히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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