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격 갈수록 체제 붕괴 노려
붕괴 뒤 핵물질 확보 등 미 개입 필연
트럼프 지지자 대외 개입 비판하며 분열
![[서울=뉴시스] 이란 국영방송 IRIB 본사 건물이 16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뒤 짙은 연기에 휩싸여 있다.(사진제공 더아시아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제거를 넘어 체제 붕괴를 노리면서 미국이 중동 분쟁에 개입하게될 우려가 커진다. 2025.06.18.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6/17/NISI20250617_0001869046_web.jpg?rnd=20250617105202)
[서울=뉴시스] 이란 국영방송 IRIB 본사 건물이 16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뒤 짙은 연기에 휩싸여 있다.(사진제공 더아시아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제거를 넘어 체제 붕괴를 노리면서 미국이 중동 분쟁에 개입하게될 우려가 커진다. 2025.06.1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긴 전쟁에서 발을 빼지 못하면서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던 미국에서는 외국 정부를 무력으로 전복시킨다는 체재 전복 개념이 금기시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만큼 체재 전복 개념을 날카롭게 비판해온 사람은 없다. 그러나 미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이란 체제를 전복하려는 이스라엘 때문에 트럼프가 장기 분쟁에 휘말리기 직전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민주당과 공화당 역대 정부가 외국에 개입하면서 미국인의 피와 돈을 낭비했다고 비난해왔다.
그는 지난여름 유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라크 체제 전복, 리비아 체제 전복, 시리아 체제 전복, 그리고 지난 반세기 동안의 모든 국제주의적 재앙에 우리 피와 돈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목표가 갈수록 이란 정부를 무너트리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6일 인터뷰에서 체제 전복이 명시적인 목표인지 묻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이란은 매우 약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할 수도 있다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 미 존스홉킨스대 발리 나스르 교수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제거에 얼마나 성공했는지가 아니라 이란 국가 자체를 제거하는데 얼마나 성공했는지가 평가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란 국영방송 등 핵시설과 무관한 목표물들까지 타격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 파괴만이 아니라 국가 기능을 제거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역할을 이스라엘 방어에 한정하던 트럼프도 17일 트루스 소셜에 하메네이를 제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또 “미국의 군사 장비 지원 아래, 우리가 이란 상공을 완전하고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란 체재 붕괴는 핵물질 확보 필요성 등의 이유로 미국이 개입하게 만들 위험이 크다.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리비아를 공습해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를 쫓아냈다. 그러나 리비아는 여러 해 동안 내전과 혼란을 겪었다.
2003년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했다. 이후 이라크에 민주 정부를 세우려 시도하면서 수천 명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 억 달러의 비용을 써야 했다.
이 일은 미국인들이 외국 개입에 부정적이 되도록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계기로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 분열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자신의 원칙을 저버렸다고 비판한다.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진행자가 트럼프가 이스라엘에 의해 “세계 대전”으로 번질 수 있는 분쟁에 끌려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던 스티브 배년도 “미국인들이 지지하지 않는 일”이라고 동조했다.
일부에선 이란이 혼란에 빠져 내전이라도 발생하면 그 여파가 중동 전역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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