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시작도 안 했는데…車·철강 타격에 수출 '휘청'[美 상호관세 임박②]

기사등록 2025/07/06 07:00:00

최종수정 2025/07/06 07:34:24

반도체 역대치에도…상반기 수출 전년比 0.03% 하락

15대 중 10대 품목 감소…품목 관세에 車수출 1.7%↓

中→美 수출 줄며 對中 4.6%↓…對美보다 큰 폭 감소

美, 100개국에 상호관세 10% 시사…공급망 전체 영향

정부, 통상본부장 미국 급파…막판 통상 협상 총력전

KIEP "상호관세 부과 시 韓 실질 GDP 0.3~0.4%p 하락"

[앤드루스합동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7.04.
[앤드루스합동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7.04.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미국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글로벌 불확실성이 번지며 한국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호관세가 아직 부과되지 않았지만 상반기 수출 실적은 이미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품목별 관세가 적용 중인 자동차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런 가운데 한미가 최종 관세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상호관세가 발효될 경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4%포인트(p) 감소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상호관세 조치로 수출뿐 아니라 거시경제 전반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5년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은 3347억 달러로 전년 대비 0.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6월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1.4% 대폭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인 733억 달러를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제품 수요가 견조한 데다가 올해 들어 주요 메모리제품 고정 가격도 반등해서다.

1위 품목인 반도체가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우긴 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수출이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1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07.01.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1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07.01. [email protected]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15대 주력 품목 가운데 10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관세 조치로 인해 전년보다 1.7% 감소한 364억 달러 수출하는데 그쳤다. 더욱이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하며 전기차 수출이 42억8000만 달러로 28.2%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아울러 석유제품의 경우 18.8% 줄며 주력 품목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디스플레이 14.4%, 석유화학 11.4%, 가전 10.6%, 일반기계 9.4%, 이차전지 8.9%, 섬유 7.5% 등 일제히 수출이 1년 전보다 떨어졌다.

품목별 관세가 가장 처음 시행된 철강 역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한 156억 달러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의 관세 결정이 시시각각 바뀌면서 리스크도 커진 상황이다. 이에 미국향 수출뿐 아니라 주요국 수출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대(對)미국 수출은 3.7% 감소했으며 대중국 수출은 이보다 더 큰 폭인 4.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품목관세를 부과받는 철강, 자동차 등이 마이너스 폭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관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관세 영향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수출 물량이 둔화가 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부품 수출도 줄어드는 이런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출 9대 주요시장 중 7개 지역에서의 전년대비 수출액이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줄어들면서 전년대비 0.5% 감소한 11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바이오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보합수준 기록한 것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출 9대 주요시장 중 7개 지역에서의 전년대비 수출액이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줄어들면서 전년대비 0.5% 감소한 11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바이오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보합수준 기록한 것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문제는 수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를 넘어 국가별 상호관세도 임박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상호관세 유예기간(8일)이 종료되면 약 100개국에 최소 상호관세율인 10%를 부과하겠다고 시사했다.

미국 관세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수출을 제한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불과 3일 앞두고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에 급파했다.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기 전, 미국 정부와 관세 협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임박하면서 미국 관세 조치 향방을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직접 방미에 나섰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직접 만나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한미간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우리 의지를 재차 강조한다. 또 미국이 제기한 주요 관심사항에 대해서도 이해를 제고하고 의견을 나눈다.

여 본부장은 출국 직전 국회 상임위에서 "미국에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다고 말해놓았다"며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최대한 우리 입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강하게 협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뉴시스] 김선웅 기자 = 대미 통상 관련 협상 총괄을 맡고 있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5.06.22. mangust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김선웅 기자 = 대미 통상 관련 협상 총괄을 맡고 있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5.06.22. [email protected]


이런 상황에서 한미 무역 협상이 결렬될 경우 우리나라의 실질 GDP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한미 관세 협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달 30일 열린 한미 관세 협의 공청회에서 한미간 협상이 진전 없이 마무리돼 상호관세 조치가 시행되면 실질 GDP가 0.3~0.4%p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를 내놨다.

문제는 상호관세 유예를 이끌어내도 미국 정부가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 확대를 예고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면 하반기 수출이 위축되면서 올 한해 수출이 2.3%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0.95%로 내다봤다. 다만 이는 상호관세율을 10%로 가정한 수치로, 실제 관세율이 25%로 정해지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수요, 유가, 관세 협상이 어떻게 되느냐가 하반기 수출이 플러스로 갈 수 있을지 굉장히 중요한 변수"라며 "관세를 부과 받는 자동차나 철강 문제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황이 불확실하므로 관세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7.0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7.0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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