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장 "10% 관세 임시협정 검토중"
'부문별 관세 선제인하', 관철 실패한듯
미국, 하루전 '농산물에 17%' 추가요구
![[서울=뉴시스] 유럽연합(EU) 깃발.](https://img1.newsis.com/2022/07/19/NISI20220719_0001044686_web.jpg?rnd=20220719095103)
[서울=뉴시스] 유럽연합(EU) 깃발.
[서울=뉴시스] 박미선 김승민 기자 = 유럽연합(EU)이 미국과 10%의 기본 관세를 유지하는 '원칙적 합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다만 미국이 새로 꺼내든 '농산물 17% 관세' 부과 압박 등을 두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4일(현지 시간) '대부분 수출품에 10% 관세를 유지하는 미국과의 임시 협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협상 진행 상황을 27개 회원국 대사들에게 보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EU에 대한 '상호 관세'를 20%로 발표했다가 이를 50%로 올리겠다고 위협한 바 있는데, 이것을 막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셰프초비치 위원은 설명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시한인 8일 전 타결을 목표로 최종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원칙적 합의'를 타결한 뒤 세부 협상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EU가 5페이지 분량의 '원칙적 합의' 초안을 작성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현재로서는 합의된 내용이 거의 없다"고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주말 동안 각국 정상들과 협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결정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 참모진과 EU 관세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다만 EU 내부 사정은 복잡하다. 빠른 합의를 타결해 50% 관세 현실화를 막고 불확실성을 해소하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미국의 지나친 압박에 맞서야 한다는 반론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협상팀은 10% 관세를 수용하는 대가로 자동차·철강 등에 부과 중인 부문별 관세 즉각 인하를 이끌어낸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기본관세 외 자동차 등 특정 산업 부문에 대한 감세 논의는 계속될 것"이라며 "협상팀이 일부 산업에 대한 '사전 관세 감면'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뒤 나온 이번 결과는 각국 정상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FT는 셰프초비치 위원이 미국으로부터 EU산 농산물에 대해 17%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기준 EU의 미국 농식품 수출액은 와인 등을 포함해 480억 유로(약 77조680억원)에 달한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 같은 요구를 하루 전인 3일 통보했으며, 이것이 10% 기본 관세에 더해지는지 별도로 적용되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EU 회원국들은 일정 부분 높은 관세를 받아들이고 무역 불확실성을 줄이자는 쪽과 미국을 압박해 양보를 이끌어내자는 강경 대응 쪽으로 의견이 갈렸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트럼프가 부과한 자동차 25%, 철강 50% 등 품목별 관세 면제를 바라며 집행위에 빠른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다른 회원국들은 미국에 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EU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맞서 14일부터 연간 210억 유로(약 33조7200억원) 상당의 미국 수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이미 승인했다. 집행위는 항공기와 식품을 포함해 950억 유로(약 152조5600억원) 상당의 추가 보복 관세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집행위 대변인은 "EU 입장은 처음부터 분명했다"며 "미국과의 협상에 의한 해결을 선호하고, 이것이 우리의 우선순위지만, 만족스러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EU산 수입품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자동차 및 부품에는 25%, 철강·알루미늄에는 50%의 품목별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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