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최고 602.5㎜…광주는 한달치 비 17일 하루에 '극한호우'
광주·순천서 급류에 3명 실종…도로·수리시설·주택 피해 잇따라
농지 6380㏊ 침수·유실, 오리·닭 등 23만여마리 폐사…총력 복구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20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서암대로 100번길 주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 광주·전남에는 지난 사흘간 500~600㎜ 괴물 폭우가 쏟아졌다. 2025.07.20. leeyj257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7/20/NISI20250720_0020896321_web.jpg?rnd=20250720095847)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20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서암대로 100번길 주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 광주·전남에는 지난 사흘간 500~600㎜ 괴물 폭우가 쏟아졌다. 2025.07.20.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사흘간 500㎜ 안팎의 '괴물 폭우'가 쏟아진 광주·전남에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비구름이 걷히고 초복 무더위로 날씨가 개면서 복구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전날까지 사흘간 누적 강수량은 광양 백운산이 60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담양 봉산 540.5㎜, 광주 527.2㎜, 구례 성삼재 516.5㎜, 나주 508.5㎜, 화순 백아 494.5㎜, 무안 해제 457.5㎜, 순천 434.1㎜, 곡성 옥과 412㎜, 곡성 409㎜ 등을 기록했다.
특히 광주는 17일 하루에만 426.4㎜의 비가 내렸다. 1939년 기상관측 이후 역대 최고 일 강수량으로 종전 기록인 1989년 7월25일 335.6㎜와 비교해 90.8㎜나 많았다.
광주가 평년 7월 한 달 강수량이 294.2㎜라는 점에서 하루 만에 한 달 치보다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진 셈이다.
사흘 간 쏟아졌던 폭우는 전날 오후 들어 잦아들면서 밤 10시를 기해 광주·전남 전역의 호우특보가 모두 해제됐다.
초복인 이날 오전부터는 날씨가 맑게 개면서 낮 최고기온 33도 이상 무더위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보됐다. 현재 해남·완도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역대급 물 폭탄에 인명피해도 났다.
17일 오후 5시께 북구 신안동 신안교에서 8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린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나흘째 수색 중이다. 같은 날 오후 3시께 북구 석곡동에서도 농경지에 양수기를 돌리러 가겠다고 집을 나선 70대 농민이 실종,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오후 2시30분께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 인근 하천에서도 급류에 휩쓸린 남성이 실종 상태다.
비가 그친 만큼 행정 당국은 시·도 내 실종자 3명에 대해 군·경까지 투입, 대대적인 인명 수색을 재개한다.
이번 폭우 기간 중 광주에서는 총 1311건의 각종 시설물 비 피해 신고가 접수, 잠정 집계됐다. 광주 유일 6·25전쟁 사적지인 옛 산동교도 영산강 급류에 휩쓸리며 교각 일부가 쓰러질 듯 붕괴 직전 위기다.
소방 당국에 접수된 비 피해 신고도 766건에 이른다. 건물 또는 주택에 고립된 시민 145명이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또 도로 침수가 320건으로 가장 신고가 많았고 주택 등 건물 침수가 295건, 도로 장애 29건, 배수 32건, 낙하 위험지붕 1건, 기타 생활안전조치 41건 등으로 파악됐다.
시설물 피해가 큰 북구 신안동·중흥동 일대 주택가와 건국·석곡동 일대에는 군 장병과 자원봉사자 등 500여 명이 투입, 수해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낸다.
광주 전역 내 하상도로·지하차도·하천 진출입로·둔치·교량 등 위험지역 467곳에 대한 통행 통제는 각 관리 주체 판단에 따라 순차적으로 해제된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양동 공영주차 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0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 주차장 입구에서 광주천 범람으로 쌓인 토사물과 수풀을 치우고 있다. 2025.07.20. lhh@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7/20/NISI20250720_0001897365_web.jpg?rnd=20250720094958)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양동 공영주차 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0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 주차장 입구에서 광주천 범람으로 쌓인 토사물과 수풀을 치우고 있다. 2025.07.20. [email protected]
전남 곳곳에서도 수해로 생채기가 크게 났다.
도내 공공시설 230건이 수해로 피해를 입었다. 시설물 별 피해는 도로 13건, 하천 148건, 저수지 등 수리시설 59건, 문화재 4건 등이다.
사면이 유실되거나 포장이 부서진 도로 피해 13건은 피해액은 46억원 상당이며 일단 응급 복구는 마쳤다. 나주·담양·곡성 등 곳곳에서 하천 제방 유실도 148건 발생, 69억6200만원 피해가 났다. 전날부터 응급 복구가 한창이다.
저수지, 양·배수장, 용배수로 등 수리시설 피해액도 10억7600만원에 이른다. 긴급 복구는 마쳤다.
보성에서는 산사태로 산림 1.53㏊가 유실됐고, 나주·함평 임도(산림관리용 도로)도 0.8㎞등이 파손돼 5억1400만원 상당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임시 복구만 마친 상황이다.
문화재 부대시설도 수해를 입었다. 담양 소쇄원, 보성 안규홍 박제헌 가옥, 장성 고산서원, 순천 선암사 등 4곳에서 부대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담양·영광에서 상수도 단수 피해 3건이 발생했으나 복구됐고, 주요 체육시설 3곳도 침수됐으나 현재는 물이 빠졌다.

17일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전남 다시면 한 마을과 농경지가침수 피해를 입었다. (사진=독자 제공) [email protected]
주택, 농·축·수산 분야 사유재산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폭우기간 중 전남도내 주택 2채가 반파됐고 508채가 침수됐다. 상가 점포 10동도 물에 잠겼다.
도내 농경지 6361㏊가 물에 잠겼다. 벼 5400㏊, 원예 시설 279㏊, 과수농가 108㏊, 논콩 등 575㏊ 등지에서 피해가 잠정 집계됐다. 수해에 아예 휩쓸려 간 농경지도 19㏊다. 지역별로는 장성 5.8㏊, 나주 5㏊, 함평 4.2㏊, 곡성 2.4㏊, 화순 1.5㏊, 순천 0.1㏊ 등이다.
축산 농가 18곳에서 가축 23만1000마리도 폐사했다. 오리가 12만마리로 가장 피해가 컸다. 이어 닭 11만1000마리, 돼지 500마리 등이 수해 기간 중 폐사했다. 꿀벌 15군도 죽었다.
수산 양 분야에서는 뱀장어 등 어종 5종 34만5000마리, 우렁이 3000㎏ 김 종자 6000상자가 피해를 입었다. 선박 3척도 침수 또는 유실됐다.
이 밖에 조경수, 호두표고, 두릅 등 임산물 2㏊도 수해를 입었다.
시·도는 우선 실종자 인명 수색, 시설물 피해 응급복구 작업에 행정력을 총동원한다. 뒤늦게 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수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피해 규모 집계에 나선다.
정확한 피해 규모가 확인되면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도 건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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