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제 몰랐네" 헛걸음도… 소비쿠폰 첫날 시민 발길 이어져[르포]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1955년생은 오늘 신청이 어렵습니다. 출생연도 요일제가 운영 중이라, 금요일에 신청하셔야 해요"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날인 21일 오후 1시30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주민센터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안내를 돕는 공직자들은 시민들에게 출생연도를 묻고, 신청서 작성을 도왔다. 신청 첫 주인 이번 주 평일에는 시스템 과부하, 혼잡 방지 등을 위해 요일제가 운영된다. 이날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1·6인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 

큰 혼선은 없었지만, 출생연도 요일제 운영을 알지 못해 헛걸음을 하는 시민도 있었다.

차례로 줄을 서 신청하고 나온 방모(74)씨는 "뉴스에 나오길래 소비쿠폰을 신청하러 왔다. 핸드폰으로도 할 수 있다는데 잘 몰라서 직접 나왔다. 그런데 아내는 오늘이 아니라고 해서 또 와야 한다"고 말했다.

방씨와 함께 주민센터를 찾은 1955년생 아내는 금요일에 신청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다시 오겠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시민들에게 신청 방법을 안내하던 정모(30)씨는 "오후 1시30분 기준 시민 110명이 주민센터에 방문해 소비쿠폰을 신청했다. 대부분 온라인 신청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이라며 "날짜를 잘못 알고 오신 분도 계시긴 했지만,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신청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많지는 않았다. 해당 요일을 설명하고, 신청 방법을 안내했다"고 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 소비쿠폰 지급을 환영하는 시민들이 있는 반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시민도 있었다.

주민센터에 방문한 김에 카드를 신청했다는 김모(50)씨는 "소비쿠폰이 들어오면 장 볼 때 쓰려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아파트 상가에 문 닫은 곳이 많다. 동네 마트에서 써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모(69)씨는 "받으라고 하니 받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지원금은 안 좋게 생각한다. 10만원, 15만원 가지고 큰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받을 때야 좋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우리 자손들이 다 갚아야 하는 돈 아니겠나"라고 불평했다.

아이와 함께 주민센터에 온 김모(40)씨는 "남편은 정치적인 이유로 현금성 지원은 적절치 않다며 받지 말자고 했지만, 저는 소비쿠폰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각자의 소신대로 신청해 쓰기로 하고, 저와 아이 몫만 신청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소비쿠폰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최소 15만~55만원 지원되며,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선불카드, 신용·체크카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수령할 수 있다.

사용처는 거주지 관할 시군 내 연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소로 한정된다. 대형마트, 백화점, 유흥·사행성 업종 등 일부 업종은 사용이 제한된다.

1차 신청 기간은 9월12일까지로, 방문 또는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다. 신용·체크카드 지급을 원하는 도민은 자신이 이용 중인 카드사의 누리집이나 앱, 콜센터와 ARS 등을 통해 신청하거나 카드와 연계된 은행영업점을 방문하면 된다.

경기지역화폐 지급을 희망한다면 경기지역화폐 앱 또는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경기지역화폐 또는 선불카드 신청과 수령이 가능하다.

이번 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 요일제가 적용된다. 월요일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 등이다. 예컨대 1971년생은 월요일, 1987년생은 화요일, 1993년생은 수요일, 2009년생은 목요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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